
선거 초반부터 ‘안풍(안철수 바람)’과 ‘박풍(박근혜 바람)’이 충돌하면서 대선 전초전이라 불릴 정도로 관심이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오전·오후 출퇴근길 직장인 투표 행렬과 강남권 유권자의 적극적인 참여도 눈에 띈다.
특히 이날 투표율은 오전 10시, 오후 2시, 그리고 오후 6시가 분수령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전 10시는 평일 선거에서 직장인이 얼마나 투표를 하고 출근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통상 10시를 전후해 투표율이 10%를 넘어서면 이후에도 탄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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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2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웨딩문화원에 설치된 방배3동 제3투표소에서 방송 3사가 공동으로 실시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조사원이 한 유권자를 상대로 조사를 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실제 이날 오전 7시와 9시, 11시의 투표율은 각각 2.1%와 10.9%, 19.4%였다.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선에서 같은 시간대 1.8%, 10.7%, 20.2%를 기록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그만큼 출근길 직장인의 투표 참여가 많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물론 보수적 성향이 강한 노년층이 오전에 투표에 많이 참여해 투표율이 높아졌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
오후 2시의 경우는 29.5%로 오후 1시보다 2.7% 오르는 데 그쳤다. 이후 오후 5시까지 증가세가 둔화하던 투표율은 6시, 7시 각각 39.9%, 42.9%로 다시 오름세를 높였다. 7, 8시 사이에는 무려 5.7%포인트가 치솟으면서 퇴근길 직장인들의 막판 투표 집중력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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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치러진 26일 오후 종로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김범준 기자 |
한나라당 나경원, 무소속 박원순 후보 측이 오후 들어 지지층 총결집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선 강남권 투표율 증가가 두드러진다. 전체 25개구 가운데 서초구(53.1%)가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송파구(50.2%), 강남구(49.7%)도 각각 6, 8위에 올랐는데, 이는 지난 6·2 지방선거 때 서초(11위), 송파(12위), 강남(24위)과 비교할 때 엄청난 변화다. 그만큼 보수층 결집도가 강했다는 해석과 함께 이른바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강남 좌파’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는 분석이 공존한다.
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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