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숨은 표 매직’이 이번에도 통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꽁꽁 숨어있던 민심이 막상 뚜껑을 열고 나면 대거 ‘본색’을 드러내던 현상이 이번에도 재현되느냐 여부다.
조사기관을 무색하게 했던 ‘빗나간 여론조사’ 사례는 널려 있다. 지난해 6·2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론조사와는 딴판인 결과가 나왔고, 가깝게는 올해 4·27 재보선도 예외가 아니었다. 〈표 참조〉 “야권의 숨은 표는 10% 이상”이란 말이 정설처럼 굳어졌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 선거만큼은 상황이 다를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는 상대적으로 여권 성향이 많은 ‘전화번호부 등재 가구’뿐만 아니라 전화번호부에 오르지 않은 가구까지 포함하는 ‘RDD(Random Digit Dialing) 방식’이 대부분인 데다 휴대전화조사까지 동원되는 등 표본추출 정확도가 상당부분 높아졌다는 시각에서다.
시장 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 지지층에서 발견되는 ‘무기력증’도 숨은 표 위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17일 통화에서 “과거와 같이 10%를 넘는 숨은 표가 대거 양산될 가능성은 낮다”며 “여론조사에서 잡히지 않는 숨은 표는 5% 안팎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소속 박원순 후보 입장에선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게 5%포인트 이상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면 ‘위험 징후’라는 얘기다.
또 하나의 변수는 ‘부동층 투표율’이다. 숨은 표 법칙도 투표율이 받쳐주지 못하면 ‘불통’이기 때문이다. 결국 여론조사에서도 포착되지 못한 부동층 가운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실제 투표장에 가느냐가 유의미한 변수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선 공식 선거운동(13일 이후)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10∼15%에 불과하던 무응답 비율이 최근 조사에선 15∼20%로 늘어난 점이 눈길을 끈다. 통상 선거 때보다 낮았던 부동층 비율이 ‘검증 공방’ 등으로 선거판이 진흙탕 싸움으로 흐르면서 부동층이 오히려 늘어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후보 측 핵심인사는 “부동층을 겨냥한 여권의 ‘기권표 유도 전략’이 일단은 먹혀든 셈”이라며 “‘투표하지 않으면 구태 정치는 바뀌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내세워 투표참여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0대 표심이 어디로 쏠리는지도 관건이다. 초접전 선거에서는 40대가 손을 들어준 후보가 승부를 가져간다는 게 전문가의 한결같은 얘기다. 이와 관련해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까진 박 후보에 대한 40대 지지율이 높았지만 나 후보가 이를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julye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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