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오후 1시부터 열린 ‘4대강 살리기 한강 강천보 개방행사’를 보러 온 인파들이다. 금세 폭우가 쏟아질 듯한 날씨였지만 행사장에는 가을 단풍이 물든 듯 형형색색 옷을 차려입은 가족 나들이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외지 손님을 맞는 지역 주민들은 들뜬 표정이었다. 동네 노인들은 한목소리로 “우리 마을이 이렇게 활력 넘치는 것은 처음 본다. 동네 잔치 분위기다”며 연신 함박웃음을 지었다. 주민들은 특히 지역 개발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이 커보였다.
이런 심정은 김춘석 여주군수가 대변했다. 김 군수는 “우리나라 역사를 통틀어 여주라는 지명이 언급된 것은 고구려 장수왕 때가 처음이었고 이후 무려 1500여년 만인 올해 드디어 4대강 사업 덕분에 여주가 제대로 된 발전의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표정이 밝은 것은 단순한 기대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인근 가정리 노인 회장 탁순하(75)씨는 “홍수 걱정 없이 농사를 지어본 것은 올해가 처음인 듯 싶다”며 “나라에서 돈을 들여 물걱정 없이 농사를 짓게 해줬으니 고마운 일 아니냐”고 말했다.
동행한 수자원공사 윤석영 차장도 옆에서 말을 거들었다. 윤 차장은 “강천보와 여주보 사이 17㎞ 사이에 취수장이 무려 30곳에 달하다 보니 가을, 겨울 갈수기엔 물이 없어 마을마다 물부족으로 난리였다”며 “하지만 보를 설치해 물을 가둬두고 수심을 3m로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이런 걱정이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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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경기도 여주군 단현리 한강살리기 기념문화관 앞에서 열린 여주·강천보 개방 축하 행사 도중 강천보 위로 축포가 쏘아 올려지고 있다. 여주=연합뉴스 |
이충재 서울국토관리청장은 “많은 국민들이 직접 나와서 달라진 강의 모습을 보고 즐기며 4대강 사업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행사도 새롭게 태어난 강이 지역 주민들의 소중한 자산으로 남게 됨을 축하하는 축제의 한마당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충남 연기 세종보 개방을 시작으로 11월 말까지 4대강에 건설되는 16개 보의 개방행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여주=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4대강 개방행사 참가하려면= 4대강 보 개방행사의 하이라이트는 22일 열리는 ‘4대강 새물결 맞이’ 행사다. 4대강 각 수계를 대표하는 이포보(한강), 공주보(금강), 승촌보(영산강), 강정고령보(낙동강) 4곳에서 동시다발로 개방행사가 진행된다. 이날 행사 역시 개방행사와는 별도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축제가 펼쳐진다. 다음달엔 대학생들이 4대강 자전거길 종주에 도전하고 자전거길 활용 방안과 생태문화관광, 레저 활성화 방안 등을 모색하는 ‘대학생 국토사랑 프로젝트, 4대강 자전거길 종주 대장정’도 열린다. 4대강 개방행사 일정과 접근 방법, 시설 이용방법 등은 4대강 콜센터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이달 중순까지는 1577-4359번으로 운영되며, 10월 말부터는 1877-4000번으로 변경된다. 온라인에선 ‘4대강 이용 도우미 포털(www.riverguide.go.kr)’을 활용해 4대강 이용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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