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편차 감안 보편적 수치 발표” 26일 오후부터 27일까지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내린 ‘물폭탄’으로 많은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자 기상청 예보의 정확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비에 대한 예보는 21일 주간예보를 통해 처음 시작됐다. 이후 비가 내리기 시작한 26일 오후 4시 예보에서는 “서울·경기·강원 영서 중심으로 26일 밤∼27일 새벽 시간당 30∼50㎜의 강하고 15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예보는 비가 내리는 지역과 시간에 대해서는 비교적 정확했지만 문제는 양이었다. 실제 26일 오후∼27일 오전 서울에는 예보의 2배를 넘는 시간당 최대 100㎜의 강한 비가 400㎜ 넘게 내렸다. 27일 하루만 보면 301.5㎜로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7월 기준 최대, 연간 기준 역대 3번째에 달하는 기록적인 비였다.
이에 한 누리꾼은 “슈퍼컴퓨터를 산 게 맞느냐”며 “슈퍼에서 산 컴퓨터라 성능이 좀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다른 누리꾼은 “기상청을 차라리 민영화하라”고도 했고, “예보가 아니라 중계하는 것 같다”는 비난도 있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은 “우리나라가 동남아나 일본처럼 하루에 1000㎜씩 비가 오는 나라도 아니고 태풍이나 폭우 때 최대 300㎜면 거의 최대치”라며 “비가 많이 온다고 예보했는데 대비를 못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태풍 올 때도 이 정도는 비가 안 왔던 것 같다. 상식 밖으로 비가 왔을 뿐”이라고 기상청을 두둔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기상청은 대체로 강수량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비난이 빗발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비를 보면 서울의 경우 종로에서는 400㎜ 정도가 내렸지만 김포는 200㎜ 정도에 그쳤다”며 “이처럼 지역별로 편차가 클 때는 예보할 때 최고값을 쓰기보다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수치를 정해 발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우량을 예보할 때 50∼150㎜라고 하지 않고 ‘50∼150㎜ 이상’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라며 “이는 지역에 따라 그보다 많은 비가 올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상규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