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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3구 3시간 동안 최고 200㎜물벼락

입력 : 2011-07-28 00:58:36 수정 : 2011-07-28 00: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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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관악 유독 피해 컸나
27일 서울지역 침수 피해 상황을 보면 지하철 2호선 사당역, 강남역, 신도림역 부근과 양재천 인근 저지대 등이 유난히 심각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한때 어른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면서 반경 100m 내의 도로가 모두 물에 잠겼다. 북문 한 곳을 제외하고 단지로 진입하는 길이 모두 침수돼 한때 ‘섬’이 되면서 고립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유는 한강 이남의 관악구, 강남구, 서초구 3개구에 이날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시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많은 비가 내린 탓이다. 더욱이 강남역과 양재천 부근 등은 원래 지형이 수해에 취약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기상청 509관측소에서는 오전 6시부터 3시간 동안 총 202㎜의 강수량이 측정됐다. 6시부터 7시까지는 36㎜에 그쳤으나, 7시부터 1시간 동안에는 무려 94㎜가 쏟아졌다. 동별로는 100㎜를 넘은 곳도 있다. 시간당 100㎜는 100년에 한두 번 나올까 말까 한 수준의 강수량으로 사실상 ‘물폭탄’에 가깝다. 게다가 8시부터 9시까지 72㎜의 비가 또 내렸다.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동안 서초구는 161㎜, 강남구는 142㎜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 종로구 송월동에 소재한 기상청 108관측소에서는 53㎜의 강수량이 집계됐다. 서울 중심부에 비해 관악구는 4배, 서초·강남구는 3배 더 많은 비가 퍼부었다는 얘기다. 같은 시간대 17㎜의 강수량을 기록한 노원구와 비교하면 관악구는 무려 12배나 많은 비가 내린 셈이다.

사실 26, 27일 이틀간의 누적 강수량을 놓고 따지면 관악·강남·서초구 지역이 300∼360㎜를 기록해 서울에서 특별히 비가 많이 내렸다고 할 수 없다. 누적 강수량이 400㎜를 넘어선 곳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27일 오전 단 몇 시간 동안 이들 3개구에 쏟아진 집중호우가 엄청난 피해로 이어진 것이다.

사당역과 신도림역, 서초구 일대 침수 피해는 인근 하천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최대 강우 지역인 신도림역 근처에는 도림천이 있다. 서초구의 양재천 부근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상 주택가의 물은 하수도를 통해 하천으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하천 수위가 높아지면 수압이 오르면서 주택가 물이 잘 빠지지 않거나 역류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사당역 부근에는 과거 사당천을 복개한 지역이 있다. 지금은 하천이 보이지 않더라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난다. 강남역 일대는 주변에 비해 지대가 훨씬 낮다. 비가 좀 왔다 싶으면 인근 지역 빗물이 강남역 근처에 모여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사당역과 강남역을 아예 ‘자연재해 위험지구’로 지정해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

도봉산, 북악산, 인왕산 등 산이 비교적 많아 물이 상대적으로 빨리 빠지는 강북지역과 달리 강남은 산이 적고 평지가 많아 물이 더 천천히 빠지는 지형적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해는 지형과 하천 등 여러 요건이 함께 작용하지만 기본적으로 강수량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시간당 강수량이 10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수준이라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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