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절연은 그동안 권력을 지지해 주었던 한 축을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돼 무바라크가 미국의 도움을 받지 않고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을지 관심이 되고 있다.
무바라크는 연설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 이집트 국내 문제인 만큼 이집트인들이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퇴진하지 않는 것은 ‘국가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는 “나는 외국의 이집트 국정 간섭과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존엄성을 지켜왔다”며 “앞으로도 그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다른 나라의 간섭이나 지시에 귀기울이거나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도 정권 연장을 위해 대미 로비에 힘써왔던 그가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조기 퇴진 압박을 받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몰리자 내부 단속 강화로 방향을 선회하며 막판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무바라크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던 미국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안보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성명을 발표하면서 무바라크를 압박했다. 그리고 국방장관에게 이집트 국방장관과 통화하도록 지시했다.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권좌에 남아 있겠다는 무바라크의 연설은 심히 불행하고 애를 먹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슬람권의 대표적인 친미 지도자였던 무바라크의 이번 선언은 이집트 사태가 미국의 통제권 밖으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집트가 미국 원조 최대 수혜자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영향력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은 미국의 단일강대국으로서 지위 쇠퇴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집트에 연간 약 15억 달러(약 1조6000억원)를 원조하고 있다.
전 국무부 관리 조엘 루빈은 “무바라크가 (미국 등) 외국에게 어디 한 번 해보라고 하는 것”이라며 “이제 무바라크가 미국 등의 메시지는 허풍이라고 한 이상 백악관이 앞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더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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