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민·서진우 ‘투톱 역할 ’주목

◆오너십 강화로 미래 먹을거리 창출
최 부회장의 전면 부상은 예사롭지 않다. 수석부회장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부회장단을 이끄는 자리다. 명실상부한 2인자다. 실질적인 힘은 실리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예측도 빗나갔다.
그동안 공개 행보를 삼가던 최 부회장은 지난달 서진우 SK텔레콤 플랫폼 사장과 유정준 SK㈜ G&G추진단 사장 등을 대동하고 보란듯이 세계 최대의 가전쇼인 ‘CES 2011’에 참석해 차세대 정보기술(IT)의 트렌드를 파악했다.
그는 주력기업인 SK텔레콤에서 IMT2000 사업추진위원회 전무와 전략지원부문장(부사장), 코퍼레이트센터장 등을 지내 이동통신분야 업무에 밝다. 2005년 이후 SK E&S 대표이사 부회장과 SK가스 대표이사를 겸임하면서 에너지 분야에 대한 경영능력도 키웠다. 2009년부터 지주회사인 SK㈜ 공동대표이사를 맡아 그룹의 글로벌 경영전략 등을 짜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최 회장과 세 살 터울인 최 부회장은 서울 신일고를 나와 미국 브라운대 물리학과와 스탠퍼드대 대학원 재료공학과를 졸업했다. 하버드대 대학원 경영학석사(MBA)를 거쳐 1994년 그룹계열사인 SKC㈜에 입사했다. 그룹 안팎에선 그에 대해 “특유의 추진력만큼은 최 회장을 능가한다”고 평가한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급부상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강력한 오너 체제를 바탕으로 과감한 결단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영 환경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형제경영에서 읽혀지기 때문이다. 최 회장 슬하의 1남2녀는 아직 10대와 20대 초반이어서 본격적인 경영 참여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SK그룹은 1998년 최종현 2대 회장이 타계하면서 장남인 최태원 회장이 총수직을 승계했다.
고 최종건 초대 회장 아들인 최신원씨는 SKC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으면서 강한 추진력을 보여주고 있고, 최창원씨는 SK케미칼 부회장을 맡고 있다.
◆신진 세력 대거 약진
작년 말 인사에서는 최 회장 형제의 신진 측근으로 평가받는 40∼50대 인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그중에서도 최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3인방이 주목받고 있다.
우선 주요 계열사인 SK텔레콤을 이끌던 정만원(59)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일선에서 물러났고, 그 자리를 하성민 총괄사장과 서진우 플랫폼사장이 ‘투톱’으로 운영하게 됐다.
1957년생인 하 사장은 1982년 SK의 전신인 선경에 입사해 2002년 이후 SK텔레콤에 줄곧 몸담으며 전략기획부문장, 경영지원부문장, 코퍼레이트센터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하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SK텔레콤의 성장을 가능케 한 대형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삼성전자, 구글과 연합해 갤럭시S를 안착시켰다는 평가다.
1961년생인 서진우 신임 SK텔레콤 플랫폼담당 사장도 주목받는다.
미국 아이오와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잠시 근무했다가 1989년 유공(현 SK에너지) 정보통신투자관리팀에 입사했다. 이후 SK텔레콤과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정보통신 관련 업무를 했으며 무선인터넷 업체 와이더댄 대표이사와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 SK텔레콤 신규사업부문장을 거쳤다.
이천종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