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의 신입사원들을 만나다 보면 어쩜 하나같이 인상들이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아마 면접관들도 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사람을 판단하는 데는 불과 몇 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실험 결과들이 있다. 심지어는 사랑에 빠지는 데도 그렇다고 한다. 말콤 글래드웰이 쓴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라는 책에는 모든 면접에서 승승장구 하는 ‘마이어스’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실리콘 밸리의 유망기업인 ‘텔미(Tell me)’사의 임원은 30~40분 정도의 대화를 나눈 뒤 그를 뽑아야겠다는 결정을 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경영자인 ‘스티브 발머’조차도 강연 후 질문을 한 마이어스의 모습을 짧은 순간 보고 입사를 권유하는 이메일을 보내왔을 정도다. 물론 이 글을 쓴 말콤 글래드웰 또한 길지 않은 만남을 통하여 마음에 쏙 들어 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마이어스가 후배들에 조언하는 면접의 노하우는,
“여러 회사에서 면접을 보며 약간의 요령을 배웠어요. 그걸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분명히 면접에서 잘 보이는 방법이 있어요. 성격적인 면에서 고용주가 선호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자기 자신과 할 일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는 거 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웃는 얼굴로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이 기술을 배우기 어려워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는 처음부터 그게 잘 되더라구요.”이다.
그렇다. 준수한 외모에 이런 태도를 보이면 대부분의 면접관은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판단은 옳은 것인가? 1920년대 심리학자 ‘시어도어 뉴콤’은 여름학교에 참석한 남자 아이들의 외향성을 분석했는데 점심식사 자리처럼 특정한 상황에서 말을 많이 하는 아이는 미래에도 같은 상황에 처하면 말을 많이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월요일 점심식사를 하면서 호기심을 많이 드러낸 아이는 화요일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상황에서 보인 행동은 다른 상황에서 보일 행동에 대해 거의 아무런 단서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한다. 점심식사 자리에서 보인 행동으로 오후 놀이 시간에 보일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라고 한다. 과제물을 깔끔하게 만들고 착실하게 낸다고 해서 수업을 빼먹지 않거나 방을 정리하거나 외모가 단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시건 대학의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은 “우리는 타인의 성향을 읽어낼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과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했다고 생각합니다. 1시간 동안 본 모습이 그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고 때로 가식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이죠. 우리는 홀로그램처럼 작고 흐릿하게나마 전체 모습을 보았다고 판단합니다.”
면접관의 웬만한 질문들에는 모범답안들이 미리 잘 준비되어 있다. 본인의 약점에 대해서 말해보라고 해서 치명적인 자기의 약점을 내 보일 바보는 없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을 경우를 가정한 질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대답은 역시 최선을 다해 극복하고 도전하겠다는 정답을 말할 뿐이다.
이러한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연구된 면접기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 번에 서너 가지 일을 동시에 했던 경험에 대해 말해 보세요. 그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합니까? 우선 순위는 어떻게 정합니까?” 라는 식으로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은 “그럴 때는 조직적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노력합니다. 일단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적절하게 권한을 위임합니다. 그리고 상사와 자주 진행상황을 협의합니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즉 모범 답안을 말한 것이다.
그렇지만 질문을 바꾸어 “도저히 기한을 맞출 수 없는 중요한 2가지가 당신에서 떨어졌습니다. 현실적으로 2가지 일을 다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라고 물으면 “글쎄요, 2가지 일을 살펴보고 잘하는 일을 정한 다음 상사에게 가서 둘 다 망치는 것보다 하나라도 잘하는 편이 낫겠다고 말하겠습니다.” 라는 답을 얻을 수 있고 이는 다급한 상황이 되면 자기중심적(회사에서 가장 시급한 일이 아닌)인 사고를 하고 혼자서 일하는 타입이라는 핵심 정보를 얻어내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면접 방식은 어떤가? 이렇게 연구된 질문을 통하여 심층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첫인상과 호감에 좌지우지되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러한 면접 기술을 ‘구조적 면접’이라 부른다고 한다. 최근 인턴제도가 단순 몇 개월의 형식적인 고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사원 선발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아 가는 것 같다. 이것이야 말로 호감에 의한 직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의 능력을 측정하는 분석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 아닐까?
※ 말콤 글래드웰의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396~413쪽에서 인용하였습니다.
필자의 신간 <임계점을 넘어라> 바로가기
http://www.bandinlunis.com/front/product/detailProduct.do?prodId=3097534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새만금 AI 밸리](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09/128/20260609517674.jpg
)
![[데스크의눈] 균형발전과 지방선거 그리고 2030 집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14/128/20260414521104.jpg
)
![[김상미의감성엽서] 그림이 주는 선(善)](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26/128/20260526517047.jpg
)
![[오늘의시선] 선관위 개혁, 어디서 시작할 것인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2/08/30/128/20220830525048.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