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론] 토끼에게 배우는 지혜

관련이슈 시론

입력 : 2011-01-11 18:54:47 수정 : 2011-01-11 18:54:47

인쇄 메일 url 공유 - +

변화 능동대응… 용궁서 기사회생
열강속 살아남으려면 창의성 필요
어릴 적 어머니는 우리에게 ‘별주부전’을 재미나게 이야기해 주셨다. 토끼가 자라의 꼬임에 빠져 용궁에 갔다가 용왕의 병을 고치기 위해 간을 내놓아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순간 기지로 육지로 생환하는 대목은 자못 통쾌하기까지 하다.

토끼의 기지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창의성은 감성적 능력이 발달한 우뇌형에서 나타나며, 강력한 상상의 힘으로 미래의 가치를 현실의 성공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즉 누구에게나 창의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우뇌형 토끼가 아니라면 용왕에게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다.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순천향대 명예교수
인류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제패한 몽골제국의 칭기즈칸은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내는 자는 흥한다”고 했다. 이것은 바로 고정관념도 지키려는 생각보다 미래 도전적 인간이 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최경주 선수도 “세계적 골프선수는 변화에 재빨리 적응하고 대처해야 성공한다”고 말했다. 이 변화를 체(體), 인(忍), 지(知)로 생각하면, 즉 몸을 단련하고 각고의 노력을 참아내고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자만이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다. 재물과 아름다운 미색에 혹해 용궁에 갔다가 죽을 뻔했던 토끼가 목숨을 건진 것도 변화에 맞게 대처한 능력 때문이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모든 것이 변한다’는 말처럼.

창의성의 동기는 어디서 나올까. 벼룩은 자기 몸 수백 배의 높이뛰기(60㎝)를 하는데 50㎝의 유리 통 안에서는 28㎝밖에 못 뛴다. 유리 통을 제거해도 그 벼룩은 28㎝ 이상은 못 뛴다. 우뇌형 사람이라도 어릴 적부터 자유분방한 경험을 가져야 한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자유는 낭만을 낳고 낭만은 상상을 낳고 상상은 시를 낳는다”라고.

‘근대철학의 아버지’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어릴 적부터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르며, 독서 후에 명문을 한 줄이라도 적어 놓자. 필자는 ‘귀록(貴錄)’이라는 노트에 좋은 글을 적어 놓는다. 그러면 더욱 선명히 그 책의 내용이 뇌에 입력된다.

여행은 독서와는 달리 움직임을 통해 직접 색다른 풍물과 사람, 그리고 음식을 접하는 기회이다. 그러는 중에 기존의 경험에 더해 지역적 특성까지 익히면 더욱 새로운 창의성이 생긴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빗 교수는 “성격과 직업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면 새로운 기회와 싱싱한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피렌체 메디치가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단테, 마키아벨리 등 다양한 사람을 모아 후원함으로써 상호 연관장벽을 넘어 교차적 아이디어가 나와 발전해 문예부흥의 찬란한 결실로 도래한 것이다.

발명왕 에디슨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얘기했듯이 어릴 적부터 극복할 수 있는 좌절을 맛보게 해 주어야 한다. 실패를 극복하고 필요한 것을 쟁취하려는 욕구에서 창의성이 나오기 때문이다.

시인 T S 엘리엇은 그의 저서 ‘개인의 재능과 모방’에서 개인의 창의성은 모방에서부터 나온다고 말한다. 그는 “미숙한 시인은 모방하고 성숙한 시인은 훔친다”고 했다. 좋은 시인은 그가 훔쳐온 것을 결합해 고유의 것으로 만든다.

세계적 디자이너인 김영세 교수는 ‘이미지너(Imaginer)’에서 창의의 방법을 더 구체적으로 말했다. 이매지닝(Imagining)이란 전략적 상상을 함으로써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가공할 힘을 지닌 두뇌작용, 즉 창의성의 발휘로 그 결과가 현실로 나타나도록 하는 방법이다.

2011년 신묘년을 맞아 지정학적으로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하려면 정부도 국민도 창의성을 발휘해 토끼처럼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 같다.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순천향대 명예교수

기고·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윤아 '청순 미모'
  • 윤아 '청순 미모'
  • 최예나 '눈부신 미모'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에스파 카리나 '민낮도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