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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언론, 신의주 물난리 이용 김정일 띄우는 까닭은

입력 : 2010-08-25 01:34:19 수정 : 2010-08-25 01: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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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승계 누수 막기용 ‘언론플레이’ 압록강 일대에 발생한 홍수가 이례적으로 북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도력를 과시하고 3남 김정은 권력승계 작업을 준비하려는 것이라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23일 보도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북한 언론은 자연재해나 기아 사태 등에 대한 상세한 보도를 삼갔다. 특히 여파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경우에는 더욱 그랬다. 관영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언론의 이번 신의주 홍수 보도는 달랐다. 신속하고 자세했다. 수해가 난 지 얼마 안 돼 침수된 신의주 가옥과 대피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TV에 등장했고, “농경지 100%가 물에 잠겼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하지만 수해 보도의 초점은 김 위원장의 신속하고 과단한 지도력에 맞춰졌다. 북한 언론의 보도 내용은 “수해지역 구조 활동에 진전이 없자, 김 위원장이 군에 긴급명령을 내려 ‘구조전투’에 나서게 했다”는 것과 “군 헬기와 비행기가 즉각 출동해 주민 5000여명을 대피시켰다”는 게 핵심이다.

북한 언론의 수해 보도에는 도로와 철도 유실 등 정확한 피해 규모나 수재민의 목소리는 빠져 있다. 철도나 도로 유실 현황 등 수재민에게 필요한 정보나 강 건너 중국 단동(丹東) 주민 25만명이 긴급 대피했다는 상황 전달도 없었다. 김 위원장의 ‘명령을 받들어’ 출동한 헬기가 현장에서 추락해 2명이 숨졌다는 데일리NK의 보도 내용도 북한 언론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CSM은 북한 언론의 압록강 홍수 보도는 정권 공고화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수해 복구를 진두지휘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집중 부각해 건강악화설을 불식하고 건재를 과시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다음달 초 노동당대표자대회에서 공식 데뷔가 예상되는 김정은 권력승계 구도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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