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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강도 판치는 인도

입력 : 2010-08-25 01:17:38 수정 : 2010-08-25 01: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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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지닌 여행객 노린 범죄 급증 부유층 타는 에어컨 객차만 털어 인도에는 ‘철로 위를 달리는 열차에는 은행처럼 많은 돈이 돌아다닌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현금을 들고 기차 여행을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기차 여행객의 현금을 노리는 열차 강도가 급증해 인도 당국이 고심하고 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달 초 콜카타를 출발해 델리로 향하던 ‘랄 퀼타’ 급행열차가 강도단을 만났다. 35명의 열차 강도는 돈 많은 사람이 타는 에어컨 설치 객차만 골라 귀중품을 털었다. 금과 보석, 손목시계, 휴대전화 등 피해 물품은 2만달러(약 2600만원) 규모였다. 강도의 노략질 과정에서 승객 20여명이 다쳤다.

며칠 뒤 웨스트 벵골에서 펀자브로 가던 또 다른 열차에도 강도가 들이닥쳤다. 20여명의 강도는 이번에도 ‘에어컨 객차’ 승객을 상대로 노략질을 벌여 3200달러어치의 금품을 털어 달아났다.

인도 국영 철도망은 세계에서 가장 길고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하루 2000만명이 이용하고 140만명이 고용돼 있다. 그런데 최근 열차로 여행하는 중산층 승객이 크게 늘면서 열차 강도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최근 잇단 열차 강도가 에어컨이 있는 객차에 집중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인도 열차가 강도의 손쉬운 먹잇감이 된 것은 주민 대부분이 은행계좌 없이 현금을 소지하기 때문이다. 저축 수단으로 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도 강도를 부추긴다. 특히 최근 인도 경제가 발전하면서 중산층이 늘어 강도의 표적은 더욱 많아졌다. 승객 가운데서는 타향에서 돈을 벌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노동자와 금붙이를 몸에 지닌 여성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열차 강도 사건이 발생하지만 비하르 같은 곳에서는 연간 100건의 강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비하르 지역은 하루에 지나가는 열차가 800대에 달하는 교통의 요지다. 전 철도 공무원인 마드하브 메흐라는 “과거 인도 철도는 열차 강도와는 거리가 멀기로 유명했다”며 “열차에 대한 무장공격은 최근 만들어진 새로운 경향”이라고 말했다.

열차 강도는 서구 선진국에서도 종종 발생해왔다. 1963년 영국에서 일어난 열차 강도 사건은 피해 규모가 260만파운드(약 48억원)에 달했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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