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중앙회가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실시한 각종 실태조사에서 이 같은 애로사항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중소기업인들은 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고, 정부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필두로 사실상 출구전략에 나서면서 하반기 전망마저도 비관론이 우세했다.
26일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중기중앙회가 최근 전체 41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7.4%가 ‘경기 회복을 아직 체감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체감한다’는 응답은 32.6%였다. 지난달 발표된 ‘올 하반기 중소기업 경영환경 전망 및 애로 실태조사 보고서’에서도 경제위기로부터 회복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회복되지 않았다’는 부정적인 응답이 52%에 달했다.
중소기업들의 부정적인 경기 인식은 원자재값 상승과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에 따른 고통과 맞물려 대기업에 대한 원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등 중소기업인 60여명은 지난 20일 밤 정운찬 국무총리와 서울 영등포의 한 갈비집에서 만나 “납품단가 적정가는 대기업이 단가를 깎는 대로 받는 것이라는 서글픈 말이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서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로 돌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가뜩이나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은 고사 직전이다. 서민 가계의 주름살이 깊어지면서 소득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소득 5분위 배율(하위 20% 소득에 대한 상위 20% 소득의 배율)은 2003년 4.24배에서 지난해 4.94배로 높아졌고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의 50% 미만 가구 비율)도 10.6%에서 13.1%로 올라갔다.
자영업자의 몰락도 가속화하고 있다. 통계청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자영업자 수는 551만4000명으로 1999년 1분기(543만9000명) 이후 11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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