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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손가락을 심하게 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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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6-18 13:07:45 수정 : 2010-06-18 13: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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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우리 수연이는 세 살인데, 요즘 들어 부쩍 손가락을 심하게 빨아서 고민이에요. 텔레비전을 볼 때도 엄지손가락을 입 속에 넣고 있기 일쑤고, 잠자리에서도 꼭 손가락을 빨다가 잠이 들곤 합니다. 피곤할 때나 화가 날 때는 그 정도가 더 심해지고요. 한번은 동생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었는데, 손가락을 입에 물고 징징거려서 한 대 때리고 말았어요. 그제야 손가락 빨기를 그만두긴 했지만 너무 속이 상하더군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빠는 행동은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입니다. 손가락 빠는 버릇은 대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가 걷고 말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법을 배우게 되면 손가락 빨기를 저절로 그만둘 테니까요. 4~5세 정도까지는 손가락 빨더라도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으로 보고 어느 정도 허용해 주세요. 이 시기 아이들에게 손가락을 빠는 것은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해 줄뿐만 아니라 스스로가 자기 몸의 주인임을 확인하면서 자아를 형성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아이가 손가락을 너무 심하게 빨아서 다른 활동에도 지장이 생기거나 6~8세까지 계속 손가락을 빤다면, 아이 스스로 풀 수 없는 갈등을 겪고 있거나 긴장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부모가 나서서 갈등과 긴장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도와주세요

• 손가락을 강제로 빼거나 혼내지 마세요. 아이가 심하게 손가락을 빤다고 해서 강제로 입에서 손을 잡아 빼거나 때리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오히려 손가락 빨기를 부추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도록 해 주어야 하므로 혼내기보다 다른 효과적인 방법을 동원해 보도록 합니다.

• 손가락을 대신할 것을 주세요. 손가락을 빠는 대신에 입 안을 자극할 수 있도록 껌이나 막대사탕, 호각 등을 줍니다. 아이들은 껌을 씹거나 호각을 불면서 욕구를 충족하고 긴장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 보다 세심하게 보살펴주세요. 간혹 애정결핍으로 손가락을 빨게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동생이 생긴 아이들은 동생에게 엄마 아빠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생각에 퇴행성 행동으로 손가락을 빨기도 합니다. 때문에 엄마 아빠가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애정 어린 태도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엄마가 동생을 돌보느라 바쁘다면 아빠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세요.

• 수동적인 텔레비전 시청을 피해 주세요. 아이가 얼마나 오랫동안 텔레비전을 시청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텔레비전을 지나치게 오랫동안 수동적으로 시청하면 아이가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능하면 텔레비전을 시청하지 않게 해 주는 것이 좋지만, 이를 피할 수 없다면 아이가 텔레비전 시청 후에 좀 더 적극적인 놀이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텔레비전을 본 후에 그 내용과 연결해서 찰흙놀이나 그림 그리기, 퍼즐 맞추기, 블록 놀이 등을 해 보면 어떨까요? 이를 통해 아이에게 손을 쓰면서 긴장을 풀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게 할 수 있습니다.

• 집안일을 도울 기회를 주세요, 집안일을 돕도록 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아기를 돌보거나 상차림을 돕거나, 장난감을 치우는 것 등은 세 살짜리 아이도 서투르지만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집안일이자 놀이입니다. 아이들은 사소한 집안일을 하면서 색다른 놀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됩니다.

손가락 빨기와 아이의 성장 관계는? 

• 손가락 빨기도 정서적 안정을 꾀하는 접촉의 하나입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아기들은 접촉이나 통각, 후각, 시각, 청각, 미각을 통해서 세계를 인식하고 지각합니다. 그 첫 번째가 엄마와의 접촉입니다. 아기들은 엄마와의 스킨십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끼고 엄마라는 세계를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손가락 빨기 역시 세계를 인식하는 과정의 하나입니다. 아이들은 손가락을 빨면서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인식하고 지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 자라면서 새로운 욕구가 생기면 저절로 사라집니다.

그러다 차츰 자라면서 걷고 뛰고 말하는 새로운 능력을 갖게 되고 몸을 통한 즐거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새로운 단어를 말하거나 손으로 도구를 이용하면서 기쁨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또 스스로 장 운동을 통해 배변을 봄으로써 자신의 몸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시작합니다. 이렇듯 아이들은 자라면서 계속 새로운 욕구와 능력을 갖게 되기 때문에 낡은 욕구는 포기하게 됩니다. 손가락을 빠는 버릇도 다른 욕구와 능력이 생기면 서서히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 느긋하게 기다려 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단, 이런 과정은 아주 천천히 진행됩니다. 손가락을 빠는 유아기적 쾌락을 쉽게 포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담배나 커피를 즐기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가 빨리 성장해서 유아기적 쾌락을 일찍 포기하기를 기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대신 아주 천천히 느긋하게 아이를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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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림 국민대 유아교육과 교수 edit@gc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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