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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미시 분리파 승리한 벨기에 미래는?

입력 : 2010-06-14 08:16:39 수정 : 2010-06-14 08: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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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미시 N-VA의 연정협상 '카드'에 관심 13일 실시된 벨기에 총선거에서 북부 플레미시(네덜란드어권) 지역의 분리, 독립을 목표로 하는 '새 플레미시 연대(N-VA)'가 예상대로 큰 격차의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벨기에 분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N-VA가 자신들보다 더 극단적 정강을 내세우는 '플레미시 이익당(VB)'과 연대할 경우에는 플레미시 분리, 독립의 '동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벨기에 정치구조상 플레미시 정당과 남부 왈로니아(프랑스어권) 정당 4~5개가 연합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분리독립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신에 지역 정부의 자치권이 강화되는 쪽으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이들은 예상하고 있으나 여러 달 걸릴 연정구성 협상 기간에 정국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N-VA가 향후 정부구성 협상을 주도할 때 어떠한 '카드'를 제기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벨기에 하원 어떻게 구성되나 = 벨기에 하원은 총 150석으로 구성되는데 플레미시 5개 선거구, 왈로니아 5개 선거구에 '두 언어' 체제 지역인 수도 브뤼셀과 알래, 빌보르데(BHV)를 묶은 1개 선거구 등 모두 11개 선거구에서 투표가 실시된다.

전국 정당을 갖지 못하는 벨기에에서는 플레미시 지역에서는 플레미시 정당에, 왈로니아 지역에서는 왈로니아 정당에 투표해야 하고 BHV에서만 두 언어권 정당 가운데 유권자가 선호하는 정당에 표를 던질 수 있다.

인구에 비례한 의석 배분을 보면 플레미시에 79석, 왈로니아에 49석, BHV에 22석이 주어져 왈로니아가 크게 불리해 보이지만 프랑스어 사용자가 대다수인 BHV에서 왈로니아 정당의 득표율이 높아 불균형이 다소 해소된다.

◇지역별 정당 득표 현황 =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는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플레미시 지역에서는 N-VA가 현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V)을 제치고 제1당에 오르고 극우파인 VB가 제3당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플레미시 분리, 독립을 궁극적 목표로 삼은 N-VA와 VB의 득표율을 합치면 40%를 웃돌 것으로 예상돼 온건파인 CD&V가 집권했을 때와 비교해 플레미시 분리, 독립의 동력이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왈로니아 지역에서는 줄곧 제1당 자리를 유지하다 지난 2007년 총선에서 근소한 차로 자유당(MR)에 밀렸던 사회당(PS)이 3년 만에 MR를 비교적 큰 차이로 제치고 제1당에 복귀했다.

◇N-VA 차기 연정구성 협상 주도 속 '카드' 관심 = 플레미시 지역에서는 플레미시 정당에만, 왈로니아에서는 왈로니아 정당에만 투표해야 하는 방식 때문에 양측에서 3~5개 정당이 연합해야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

인구 비례와 경제적ㆍ정치적 영향력 등을 감안할 때 플레미시 쪽 제1당이 연정구성 협상을 주도하는 관례에 비추어 N-VA가 협상을 주도하게 되고 VB가 우선 협상 파트너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N-VA가 과연 누구를 연정 파트너로 끌어들일 것인가 하는 점이며 그러고자 어떠한 카드를 제시할 것인가에 귀추가 주목된다.

N-VA는 선거운동 막바지에 "궁극적으로는 브뤼셀을 포함해 플레미시가 분리, 독립하는 것이지만, 지역정부의 자치권을 강화하면서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협상의 여지를 남긴 바 있다.

따라서 N-VA는 왈로니아 제1당인 PS든 제2당인 MR이든, 연정 파트너로 점찍으면 프랑스어계 주민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리 자리를 양보하는 동시에 "우선은 지역정부 자치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공조하자"는 카드를 내밀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급진적 플레미시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VB가 과연 온건화한 V-VA의 노선에 동조하기를 꺼릴 수 있어 플레미시 쪽에서도 CD&V 등이 N-VA의 연정 파트너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어떤 시나리오가 전개되든 차기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이 마무리돼 정부가 출범하기까지는 수개월 걸릴 것이라는 게 분석가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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