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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개성공단..南北 근로자 모두 '불안'

입력 : 2010-05-27 14:03:04 수정 : 2010-05-27 1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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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근로자 '사직할까?', 北근로자 '일자리 없어질까?' 개성공단이 '불안감'으로 침울하다. 남쪽 근로자고 북쪽 근로자고 모두 마찬가지 분위기다.

27일 오전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부재자투표를 한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개성공단 현지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남북관계가 좋지 못할 때마다 큰 동요없이 차분함을 보였던 개성공단 근로자들이지만 이번에는 사뭇 다르다고 한다. 그 만큼 긴장 강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공단 근로자들은 지난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뒤 일련의 남북 강경조치가 이어지면서 모이기만 하면 불확실한 공단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는 게 대화의 대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업체마다 상주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하면서 상주하게 된 직원과 출퇴근하는 직원간에 묘한 입장 차도 엇갈리고 있다.

자칫 통행이 차단되면 억류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여러 불편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면 출퇴근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건설업체 직원 강모(46)씨는 "상주인력이 2명에서 1명으로 줄텐데, 남게 되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라며 "북한이 제재를 가해도 보호받을 수 있는, 어떤 수단도 없는 상황이다."라며 불안감을 털어놨다.

업체들은 손실 방지를 위해 원자재 물량을 대폭 줄이고 라면 등 부식 반입을 늘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근로자들은 전했다.

이날 오전 개성공단으로 들어간 섬유업체 직원 강모(40)씨는 "부식 반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혹시 몰라 라면 2박스와 가스를 더 가지고 간다."라고 귀띔했다.

아침에 지방에서 KTX를 타고 올라온 업체 대표 이모(50)씨는 "생산물량을 점검하러 공단에 들어간다."라며 "납기가 급한 물량은 남쪽 공장에서, 급하지 않은 7월 이후 물량은 개성공장에서 생산하도록 하고 원자재도 1주일치만 확보하도록 조치했지만 아무래도 불안해 직접 현장을 확인하러 왔다."라고 밝혔다.

북한 근로자들도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남측 근로자들은 전했다.

개성공단이 전면 폐쇄된다면 북한 근로자 4만여명이 안정된 일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 근로자들은 겉으로 표현하기보다는 공장에서 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간접적으로 공단 사정을 물어보며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게 우리측 근로자들의 설명이다.

개성공단에서 5년 넘게 일했다는 한 근로자는 "북한 근로자들은 남북관계에 민감한 사항을 직접 물어보거나 하지는 않는다."라며 "그러나 최근 들어 표정이 굳고 '원자재가 왜 안 오냐'고 우리 상황을 물으며 내심 공단이 폐쇄될까 불안해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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