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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숲속에 '녹색알뜰장터' 열렸다

입력 : 2010-04-21 22:53:55 수정 : 2010-04-21 22: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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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태영아파트부녀회 주관…40 가구 좌판 마련해 매매·물물교환 나서
신영섭 마포구청장 등 행사장 찾아 격려

◇서울 마포구 창전동 태영아파트 주민들의 ‘알뜰녹색장터’ 전경. 아파트 주민 40 가구가 알뜰시장에 참여해 생활 용품을 사고 팔았다.

◇알뜰녹색장터에는 어린이들도 자기가 사용하던 물건들을 가지고 나왔다. 알뜰장터는 살아있는 경제 교육의 현장이기도 하다.
 서울 도심의 한 아파트에서 알뜰장터가 열려 화제다.

 서울 신촌로터리와 홍익대 사이인 마포구 창전동에 위치한 태영데시앙아파트 부녀회(회장 김복순)는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아파트 내 중앙광장에서 ‘알뜰녹색장터’를 열었다.

 알뜰장터는 주민들이 사용하다 안 쓰게 된 물건을 교환하거나 저렴하게 판매하는 일종의 벼룩시장으로 의외로 꼭 필요하고 질 좋은 책이나 가전 제품, 장난감 등을 값싸게 사고팔 수 있어 주부들에게는 관심이 많다.

 각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안 쓰게 된 물건들을 내놔 집 정리에도 좋고, 적은 돈이지만 의외의 수입이 생겨 좋은 ‘꿩 먹고 알 먹고 식 행사’인 셈이다.

 아파트 부녀회에서는 파전과 커피, 녹차 등 간단한 먹을거리를 만들어 막걸리와 함께 내놔 서먹서먹하던 이웃 주민들 간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고, 인근 쇼핑센터인 그랜드마트에서는 축구공 30개를 기증해 부녀회가 표방한 불우청소년돕기 모금에 일조를 했다.

◇신영섭 마포구청장이 알뜰장터를 찾아 행사를 주최한 아파트 부녀회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알뜰녹색장터를 마련한 태영 아파트 부녀회 김복순 회장이 행운권 추첨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태영아파트 부녀회 의하면, 애초 알뜰장터를 신청한 가구는 20여 가구에 불과했으나 당일 현장에서 10가구 이상이 추가로 동참해 약 40 가구가 참여했다. 총 553세대 중 5%나 알뜰장터에 돗자리 좌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날 알뜰장터에는 신영섭 마포구청장과 강희천 마포구청 교육지원과장, 선우근 마포구 서강동주민센터 동장 등이 직접 행사장을 찾아와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특히 신영섭 구청장은 한 주민이 설치한 좌판에서 직접 물건을 고르기도 했다.

 김복순 부녀회장은 “아파트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서울시에서 1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알뜰녹색장터를 여는데 밑거름이 됐다”며 “앞으로 두 달에 한 번씩(짝수달 둘째 토요일) 정기적으로 장터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자와 함께 알뜰장터에 나온 이진구 아파트주민회장도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등 삭막하다고들 하는 아파트에 이웃이 소통하는 장터가 마련되니 보기도 좋고 어린이들 교육에도 좋아 일석이조”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선우근 서강동주민센터 동장이 알뜰녹색장터를 찾아 적극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왼쪽부터 선우근 서강동장, 신영섭 마포구청장, 이진구 태영아파트주민회장.
 이날 3시간 동안 좌판을 연 한 주민은 “평소 사용하진 않지만 정말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들을 꺼내놨더니 꼭 필요했던 물건이라며 구입해 가 기분도 좋고 수입도 짭짤하다”며 “6월에 열리는 다음 장터 때도 꼭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109동에 사는 한 주민은 “처음엔 버리려고 하는 물건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그냥 주려고 갖고 나왔는데 1000원, 2000원씩 내놓고 순식간에 다 가져갔다”며 “진작에 이런 시장이 마련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녹색장터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등 자원봉사에 참여한 태영 아파트 거주 중학생들. 이들에게는 자원봉사 5시간이 인정됐다.
 이날 행사장엔 이 아파트에 사는 광성중학교, 신수중학교, 창전중학교 등 인근 중학교 학생 10여명이 자원봉사를 나서 현장 정리와 쓰레기 분리수거 등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 아파트는 2007년 이례적으로 주민들이 스스로 아파트에 주민도서관을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해로 벌써 개관 3년을 맞아 정착기에 들어선 태영아파트주민도서관은 30여평의 서가에 주민들이 한 권 한 권 기증한 5000여권의 장서로 빼곡하고, 매달 신간을 업데이트 해 살아 움직이는 도서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운영은 주부들이 자발적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요일별로 ‘사서’ 봉사에 나서 이루어지고 있다.

글·사진=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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