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당수' 라는 별칭으로 1960~70년대를 풍미했던 프로레슬러 천규덕(77)을 알고 계시나요. 당수도로 황소5마리를 연속으로 단 한번에 쓰러뜨리는 괴력을 발휘해 박치기왕 김일, 백드롭의 명수였던 타이거 장영철과 함께 프로레슬러 1세대로서 국민들을 열광시켰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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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타이즈를 입고 강렬한 눈빛과 당당한 모습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은 프로레슬러 천규덕 |
현재 프로레슬러 1세대는 대부분 세상을 떠난 상태. 마지막으로 생존해 있는 그는 대한민국 프로레슬링계의 산증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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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를 맨손으로 내려치고 있는 '귀신 당수' 천규덕 |
그 당시 프로레슬링의 영향력을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다. 천씨는 맨손으로 황소를 잡는 장면을 많은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 장충체육관에서 이벤트를 준비했었는데, 이를 알게된 중앙정보부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민주공화당 상징인 황소를 한번에 쓰러뜨리면 민주공화당을 때려잡는게 되니 행사를 취소하거나 여러번 가격해 쓰러뜨려 황소가 쉽지 않은 동물임을 보이라는 것. 이에 천씨는 그 요구에 협조할 수밖에 없었고, 여러번 황소를 쳐서 잡았다고 한다. 이를 알리 없는 군중들은 아쉬워 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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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규덕과 후학 한대호가 프로레슬링 영광 재현을 위해 손을 맞잡고 있다. |
현재 천규덕씨는 연로한 연세에도 불구하고 후배양성과 후학을 위하여 대학강단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청소년 보호육성, 청소년 국제교류활동, 학교폭력근절운동 등 활발한 활동을 하며 프로레슬링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하여 후학들과 노력하고 있다. 세월이 흐른 그의 '귀신 당수'는 사람들을 향해 내미는 '아름다운 손'으로 바뀌어 있었다.
황순후 시민기자, sangsin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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