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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처리… 난투극… 폭력국회 빼닮아”

입력 : 2010-01-22 18:39:57 수정 : 2010-01-22 18: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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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안 의결과정 비난여론 비등 경기도 성남·광주·하남시 행정구역 통합안 처리를 앞두고 이틀간 여야 충돌로 ‘꼴불견 국회와 닮은 꼴’이라는 비난을 샀던 성남시의회가 임시회 마지막날인 22일 여당의 강행처리와 집단난투극 등 또다시 ‘폭력국회’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성남시의회 한나라당 소속 김대진 의장은 22일 0시가 조금 넘어 다수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둘러싸여 본회의장에 입장한 뒤 의장석 옆 의사팀장 자리에서 의사봉을 잡고 행정구역 통합안건을 강행 처리했다.

◇경기도 성남시의회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야당의원들이 22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이날 새벽 한나라당 단독으로 의결된 ‘성남·광주·하남시 행정구역 통합안’이 불법으로 날치기 처리돼 ‘원천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여당 의원과 소수의 야당 의원이 한데 뒤엉켜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이는 지난해 7월 한나라당이 민주당 의원들의 격렬한 반대 속에 미디어 관련법을 통과시키던 모습을 연상시켰다. 당시 이윤성 부의장은 경호권이 발동된 상황에서 김형오 의장을 대신해 의사봉을 잡고 난투극 속에 의안들을 속전속결 처리했다.

전날인 21일에도 오후 7시쯤 김대진 시의장은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려다 야당 의원들의 제지를 받고 경호권을 발동했고, 이 과정에서 김 의장이 야당 의원들에게 멱살을 잡히는 등 여야 의원들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김 의장이 본회의를 마친 후 홀로 의장석에 앉아 단상 사수에 나섰고, 이튿날 낮 야 3당 의원들은 의장석을 점거한 채 쇠사슬을 허리에 두르고 여당 의원들과 대치했다. 지난 연말 국회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볼 수 있었던 것과 흡사한 광경이다.

국회에 이어 풀뿌리 민주주의 지방의회마저 힘의 대결과 물리력 충돌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자 비판과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이기우 인하대 법률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에 이어 풀뿌리 민주주의의 장인 지방의회에서 발생한 강행처리와 폭력은 민의를 무시한 채 성과에만 골몰한 정부의 각본과 정당공천제가 만들어낸 폐단의 대표적 사례”라며 “이는 결국 오는 6·2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을 받은 기초 단체장과 의원 후보자에 대해 ‘주민대표냐 정당대표냐’는 질문에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완기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사무처장도 “지방의회가 이렇게 된 것은 정당공천제가 도입되면서부터”라며 “주민과 밀착된 생활자치와 상임위원회 중심의 의회 운영을 외면하고 당론 중심으로 정치화되는 구조에서 초래한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김준한 아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근의 국회나 지방의회의 갈등의 배후에는 정부 등 권력의 중심이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짙게 일고 있다”며 “모든 것을 힘의 논리로만 끌고 나가서는 사회 또는 주민 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최병대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은 “냄비처럼 순간적·즉흥적·감정적으로 사태를 판단해 대응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실상을 진단해 차제에 풀어야 할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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