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 인맥등 통해 위촉…자질 심사기준 강화 시급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의 법률 자문이나 관련 소송을 맡는 고문변호사. 다른 기관이나 주민과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업무를 주로 맡아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하지만 실상은 공공기관 고문변호사 상당수가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50곳, 징계 전력 변호사 위촉=24일 본지가 정부의 42개 부처와 246개 광역·기초 지자체의 고문변호사 현황을 입수해 변호사 징계 전력을 데이터베이스화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를 통해 확인한 결과 50곳이 변협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변호사를 위촉하고 있었다. 변협은 법을 위반하거나 품위를 손상한 변호사에게 영구제명, 제명, 3년 이하 정직, 3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견책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정부 부처에서는 행정안전부·경찰청·해양경찰청·조달청이, 지자체에선 인천·울산 광역시와 경북 등 광역지자체, 서울 서초·종로구 등 46곳이 징계 전력 변호사를 위촉했다.
징계 전력 고문변호사는 모두 49명이며, 6명은 두 곳 이상에서 중복 활동하고 있다. 징계 수위는 정직 9명, 과태료 32명, 견책 8명이다. 특히 2명은 두 차례 이상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인천시는 고문변호사 중 3명이 징계 전력이 있어 공공기관 중에 가장 많았고, 경찰청과 울산시, 서울 관악구, 경남 거제시에도 각각 2명이 있다.
서울 한 지자체에 위촉된 A변호사는 서울과 충남 두 곳에 사무실을 개설해 운영하거나, 승소해서 받은 돈을 의뢰인들에게 지급하지 않아 1994년, 1995년, 2002년, 2004년 각 한 차례 징계를 받았다. 정부 부처의 고문변호사 B씨는 사건을 소개 받거나 주선한 대가로 금품 등을 제공해 정직 8개월을, C씨와 D씨도 같은 혐의로 각각 과태료 400만원과 1000만원의 처분을 받았다. 뇌물 공여나 폭력 행사, 세금 체납 등으로 징계를 받은 고문변호사도 있었다.
◆도덕성 검증 없이 인맥으로 위촉=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이 업무수행 능력 등 전문성보다 기관장, 간부, 전임 고문변호사의 추천이나 인맥 등으로 고문변호사를 위촉하다보니 빚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기관마다 규칙이나 조례 등으로 고문변호사 위촉 규정을 두고 있으나 도덕성 기준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서울 모 자치구 관계자는 “고문변호사 위촉 시 주위 추천을 받거나 지명도와 전문성이 있는 변호사를 찾는다”며 “징계 전력은 변호사 본인이 털어놓기 전에는 알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일부 기관은 고문변호사 활동 기간에 징계를 받았는데도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E경찰청에서 2003년부터 활동한 F변호사는 2004년 변협에서 과태료 처분을 받았으나 해당 기관은 모르고 있었다. 이득형 위례시민연대 운영위원은 “변호사 복무규정 규칙 등을 보면 변호사는 공무원 이상으로 청렴성을 요구받는 자리”라며 “특히 공공기관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고문변호사가 최소한의 검증 절차도 거치지 않는다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 ■징계 고문변호사, 공공기관별 현황 | |
| 징계 변호사 숫자 |
공공기관 |
| 3명 | 인천시 |
| 2명 | 경찰청, 울산시, 서울 관악구, 경남 거제시 |
| 1명 | 행정안전부, 조달청, 해양경찰청, 서울 종로·동대문·성북·도봉·마포·양천·강서·영등포·동작·서초·강남, 부산 남·영도·북·사하·금정, 인천 남·남동·부평·강화, 울산 중·북 경기 부천·시흥·가평, 강원 홍천·철원, 충북 청주·음성, 충남 공주·아산·청양·예산, 전북 군산, 전남 장성·신안, 경상북도, 경북 문경·칠곡, 경남 창원·양산·함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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