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인은 하나의 돌 속에 삼라만상의 신비가 숨 쉬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산골짜기나 냇가에 흩어져 있을 때에는 흔한 돌덩이에 지나지 않지만 수석인의 날카로운 눈에는 자연의 신비와 섭리가 깃든 상징적 준재이다. 한 개의 돌을 통해 자연과 끝없는 대화를 나누는 셈이다. 수석인에게는 수석이 곧 자연인 셈이다.
수석인들이 한 해를 결산하는 수석전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서울지역 수석인 모임 30개 단체로 구성된 (사)대한수석인 총연합회 서울시연합회는 5일부터 7일부터 서울 영등포구민회관 전시실에서 ‘5감(感)으로 보는 수석전’을 개최한다. 이번 수석전에는 동호인들이 수집한 13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수석을 잘 모르는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위해 영상물로 담은 작품도 공개하는 등 기존 전시회 방식과는 차별화했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출품 석 가운데 산지가 학현리인 가로·세로·폭(35㎝x 25㎝x17㎝)의 수석(위)은 기운이 생동하는 바위다. 깊이 패이고 도드라저 나온 굴곡과 주류에서 유구한 세월의 인고를 뼈저리게 알려주고 있다. 오묘하게 고랑을 지으며 들쑥날쑥한 요철과 주름이 이 바위의 격을 한층 더 높여준다. 장부의 기세를 타고 늠름하게 돋아난 암두가 믿음직스럽고 그 밑에 뚫린 맞구멍이 고담한 맛과 유현함을 느끼게 하여 선기(仙氣)가 흐른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산지가 조치골로 크기가 9㎝X14㎝X8㎝인 수석(아래)은 높은 봉우리 위에 지나가던 뜬구름 한 자락 걸려있다면 선학(仙鶴)한 쌍이 훨훨 내려와 어울려 춤을 출 것 같고, 심곡(深谷)에서는 불로초를 찾는 사슴이 한가롭게 거니는 선경(仙景)을 연상케 하는 유현하고 아름다운 산이다. 하늘을 찌를 듯 충천(衝天)의 기세로 솟구쳐 오른 봉두(峰頭)가 힘차고 기개가 당당하다. 작은 고추가 맵듯이 봉은 작지만 웅대하고 장엄한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관람객들은 저마다 삼라만상을 품고 있는 수석 작품을 통해 자연을 느끼고, 수석이 발산하는 깊은 언어를 체험하게 된다는 게 수석대전 준비위원회 측의 설명이다.
박철수 대한수석인총연합회 서울시 연합회준비위원장은 “수석은 조각이나 회화처럼 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에 더하여, 자연이 만들어 놓은 조화의 묘를 감상하는 신의 조각품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전시안내는 (사)대한수석인총연합회 서울시연합회홈페이지(www.sakss.or.kr)를 참조하면 된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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