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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속편 '뉴문' 흥행 열풍 국내에도 이어질까

입력 : 2009-11-26 23:41:17 수정 : 2009-11-26 23: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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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보다 화려해져… 美서 '2012' 제치고 3위 올라
로맨스보다는 액션 장면 많아 '양날의 칼' 될 수도
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 미국 개봉 성적만 놓고 보자면 판타지 영화 ‘트와일라잇’의 속편인 ‘뉴문’(원제 The Twilight Saga:New Moon)은 예외다. 늘어난 제작비(3500만달러→5000만달러)만큼 흥행 규모 역시 곱절 커졌다. 지난해 ‘트와일라잇’의 개봉 첫주 성적은 7000만달러(스크린 3400여개)였는데 ‘뉴문’은 지난 주말 사흘간 미국 4000여개 스크린에서 1억4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영화 ‘다크나이트’(1억5800만달러)와 ‘스파이더맨3’(1억5100만달러)를 잇는 역대 개봉 첫주 흥행 3위의 성적임과 동시에 1주일 앞서 개봉한 재난 블록버스터 ‘2012’의 누적 수익 1억830만달러를 가볍게 앞지른 기록이기도 하다.

◇‘트와일라잇’
# 전편보다 화려해진 ‘트와일라잇’ 속편


‘뉴문’의 국내 개봉은 12월2일로 예정됐는데 흥행 전망은 밝은 편이다. 전편 관객(140만명)과 스테파니 메이어의 원작 소설 독자군(100만명)이 워낙 두꺼운 데다 ‘트와일라잇’ 신드롬에 대한 입소문, 미국 흥행으로 인한 기대감 등으로 신규 관객까지 기대해볼 만한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영화 1·2편 수입사인 판씨네마 관계자는 “원작의 기본적인 캐릭터와 내용을 고스란히 가져온 데다 액션과 스펙터클, 출연진 등 볼거리가 좀더 강화됐다”면서 “1년 전에 비해 상황이 좋은 만큼 전편 성적은 쉽게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뉴문’에선 ‘꽃미남’ 뱀파이어 에드워드를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의 출연 분량이 대폭 줄어들고 로맨스보다는 액션 장면이 더 많다는 점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선도 분명 존재한다.
◇‘뉴문’
원작을 읽지 않고 영화 ‘트와일라잇’만 접한 관객에게 ‘뉴문’은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는 영화다. 여주인공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옆자리를 완벽한 외모와 무한한 이해심, ‘닭살 돋는’ 밀어 등으로 여성의 로망을 자극했던 에드워드 대신 울퉁불퉁한 근육을 자랑하는 늑대인간 제이콥(테일러 로트너)이 차지할 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 에드워드와 벨라에게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는 볼투리가의 냉혹한 뱀파이어들로 다코타 패닝(‘아이 엠 샘’ 등), 마이클 신(‘프로스트 VS 닉슨’) 등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지만 패틴슨의 빈자리는 그래도 커보인다.

전편이 뱀파이어 에드워드와 인간 벨라의 대결이 치명적이기에 더욱더 아름다운 로맨스에 집중했다면 ‘뉴문’은 로맨스 대신 벨라를 떠난 에드워드가 뱀파이어 세계의 절대권력 볼투리가(家)에 저항하고 늑대로 변신한 퀼렛족 제이콥이 에드워드를 비롯한 뱀파이어들과 벌이는 숙명적인 대결을 주 내용으로 한다. ‘어바웃 어 보이’와 ‘황금나침반’으로 원작 해석과 블록버스터 연출의 남다른 재능을 뽐낸 바 있는 크리스 웨이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무난한 액션 신과 만족스러운 스펙터클을 안기지만 환상적인 로맨스를 기대했을 여성 관객에겐 ‘개악’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 “셰익스피어와 이 시대 대중문화의 결합”


소설 ‘트와일라잇’ 시리즈(전4권)를 펴낸 출판사 북폴리오의 이정균 과장은 “관객에 따라 2편의 러브라인이 벨라-에드워드에서 벨라-제이콥으로 옮겨갔다거나 벨라-에드워드의 로맨스를 더 강화하는 장치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원작의 풍성한 배경 묘사가 다소 단순화하고 (내레이션이 있긴 하지만) 벨라라는 2인칭 관찰자 시점이 3인칭으로 바뀌는 바람에 늘어지는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전반적으로 ‘한 소녀가 일상에서 품어봤음 직한 황홀한 판타지’라는 원작에 매우 충실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뉴문’에서 벨라와 제이콥의 미묘한 러브라인이 오히려 에드워드를 향한 벨라의 맹목적인 사랑을 더욱 강화하는 극적 장치로 사용됐다는 분석은 서이자 연세대 교수(역사문화학)의 소설 ‘트와일라잇’ 시리즈 비평문에서도 확인된다. 서 교수는 ‘트와일라잇, 서구 고전 문화유산과 현대 대중소설의 융합’이란 제목의 매체 기고문에서 ‘트와일라잇’, 특히 시리즈 제2권 ‘뉴문’은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방식에 있어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셰익스피어 작품과 베토벤 음악을 차용한 대표적 예라고 설명한다.

그는 “벨라를 둘러싼 뱀파이어들과 늑대인간들의 천적관계, 여주인공이 죽었다는 오해, 비탄에 빠져 따라 죽으려는 남자주인공, 소식을 잘못 전달해 사태를 키운 답답한 메신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성벽도시까지 ‘뉴문’은 셰익스피어에 대한 오마주에 가깝다”고 봤다. 또 제이콥의 비중이 커지는 만큼 에드워드의 부재 또한 명확해지는 이야기의 리듬은 곡의 서두에 으뜸화음을 도입했다가 점차 이의 변주만을 펼쳐내고 대단원의 순간 으뜸화음을 다시 활용함으로써 청중의 감동을 이끌어내는 베토벤의 곡을 닮았다고 본다. 즉 벨라(혹은 관객)를 떠난 으뜸화음 에드워드가 환상 혹은 환청으로만 간혹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영화 막바지 극적인 귀환을 위한 의도된 포석이란 분석이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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