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은평구 등 他 자치구 벤치마킹 열풍

10일 강남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년 동안 전년 동기 대비 약 3만295t의 온실가스를 감축해 공공요금 기준 153억원을 절약했다. 이날 현재 구내 전체 22만가구 가운데 가정과 기업을 포함해 총 16만5000가구가 전기와 수돗물, 도시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 그 실적을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환산해 이산화탄소 10㎏당 1마일리지(포인트)를 제공받는 탄소마일리지제에 참여하고 있다.
1포인트당 현금 지급액은 500원으로 온실가스 감축량을 현금으로 환산한 액수만큼 제도에 참여한 개인이나 기관 계좌로 지급된다. 도시가스는 4.3㎥, 상수도는 17㎥, 전기는 23㎾h가 이산화탄소 10㎏에 해당된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이산화탄소 10㎏ 이상 절감한 일반 가정 5만9360가구에 총 탄소마일리지 126만9000포인트가 제공됐고, 이에 따른 포상금으로 현금 6억3000만원이 지급됐다. 가구당 1만600원씩 돌아간 셈이다.
기업과 학교, 공공기관 등은 이산화탄소 5668t을 감축했으며, 감축 순위에 따라 20개 단체에 30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누적된 탄소마일리지에 따라 현금을 지급받은 가정 및 단체 4737가구는 포상금 2491만1000원을 저소득층 등을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강남구가 ‘부자 구’여서 에너지 절약과 현금 인센티브를 연계한 제도가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우’와 달리 주민 참여도가 높은 것은 절차를 간소화·자동화하고 공격적인 주민 홍보를 벌인 결과다.
이처럼 강남구의 탄소마일리지제가 가시적 성과를 보이자 금천구와 은평구, 마포구 등 서울의 다른 자치구도 유사한 방식의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금천구는 올해부터 6개월 평균 온실가스를 10% 이상 줄인 가정에 스마트 전기계량기, 나무교환권, 에너지진단 서비스, 고효율 가전제품 할인 혜택 등을 주고 있으며, 주민 5178명과 326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학교나 단체, 아파트 단지, 상업 건물 등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량이 많은 곳은 녹지 조성비 1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금천구처럼 ‘에코마일리지제’를 시행 중인 마포구도 5038가구와 기업 403곳, 학교 27곳, 공공기관 3곳이 자발적으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데 동참하고 있다.
강남구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경남도청에서 열린 녹색성장 지방정책보고회에서 각 시도지사 등에게 이 내용을 발표한 이후 여러 지자체에서 제도 운영과 관련한 문의를 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각 가정이 참여해야 에너지 절약 체계가 잡힌다”고 말했다.
김보은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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