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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길의 연애공작소] 나는 왜 아내와 결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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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1-24 18:36:40 수정 : 2009-11-24 18: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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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미래에 대한 희망만 있을때
“난 널 믿어” 그 한마디에 사랑이 싹 터
“오늘 강의내용 외에 더 질문할 것이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강의를 마치며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는데 보통은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어떻게 다가가는 것이 좋을까요?’, ‘도대체 그 남자의 심리를 알 수가 없네요’ 등의 질문이 나온다. 그러던 중 K대학 강의 후 한 여학생으로부터 지금까지 받았던 질문 중 가장 어려운 질문을 받았다.



“강사님은 지금의 와이프와 왜 결혼을 하셨나요?”



앞으로 함께해야 할 시간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겠지만 32개월의 연애기간과 12개월의 결혼생활 동안 ‘함께 있으면 편한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가 인생을 함께할 만한 사람’으로 생각했을 뿐 왜 내가 아내를 지금처럼 사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물어봤던 적이 없던 것 같다. 도대체 왜 나는 아내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나는 왜 아내와 결혼했을까?



외환위기 시절 대학에 들어간 후 용돈을 벌기 위해 일산의 대형마트 야채코너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처음 3개월간은 1시간에 2100원, 3개월 이후부터는 2400원을 받으며 어머님들에게 고추를 팔던 시절, 대부분의 대학생이 그럴 테지만 나는 겉으로는 당당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불안한 미래가 한없이 두려웠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은 좋은 직장도 있고 책도 쓰고 방송도 하고 강의도 다니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막연한 미래에 불안함을 느낀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현상이 나뿐만 아니라 친하게 지내는 나름 잘 나간다는 형님들에게도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남자들은 미래가 불안하다. 특히 집안의 도움 없이 20평짜리 아파트 한 채 마련하는 것이 ‘생명 연장의 꿈’만큼이나 어렵게 느껴지는 요즘, 그나마도 집안의 원조 없이 살아야 하는 나 같은 남자에게 세상이란 어릴 적 ‘뽀뽀뽀’에서 보던 아름다운 곳이라기보다는 먹고살기 위해서 100m를 쉬지 않고 420번 뛰어야 하는 마라톤 같은 삶에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명길 듀오 대표연애강사

내가 왜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을까? 아마도 현실은 없고 어설픈 미래에 대한 희망만 가지고 있던 시절 나를 한심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나는 널 믿어”라고 한결같이 말해주며 내 편이 되어 주던 그녀에게서 다른 여자들에게 느끼지 못했던 고마움과 사랑을 동시에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사랑이 믿음으로 변하면서 ‘이 여자라면 살다가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도 나와 함께 해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프러포즈를 했던 것 같다.



이 세상에 남자만 힘들고 여자는 덜 힘들다는 것은 아니지만 집에 쌀이 떨어지면 아무래도 남편이 아내보다 좀 더 죄책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성실하게 가난한 것보다 불성실해도 부자인 것이 자랑인 시대에서 남자의 성실성만 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삶에 대한 의지가 있고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남자라면 그 삶의 자세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남자라는 ‘변명’을 여자들에게 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남자는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보다는 자신을 믿어주는 여자를 사랑한다. 당신의 남편을 ‘남(의) 편’이 아닌 정말 좋은 ‘남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지금 휴대전화를 꺼내 남편에게 문자를 한번 보내보자. “여보 사랑해”가 아닌 “나는 당신만 믿어!”라고 말이다.



듀오 대표연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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