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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본 도장2공장 "건물내부 최루액에 눈뜨기도 힘들어"

입력 : 2009-08-06 10:30:27 수정 : 2009-08-06 10:3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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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환자 방치 수두룩… 랜턴 켜고 진료" 5일로 경찰의 강제진압작전 이틀째인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내부는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등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원들의 요청에 따라 4일 오후 도장 2공장 등에 투입됐던 의료진은 “공장 내부 상황이 매우 열악하며, 경찰의 진압 작전 이후 상처가 심한 환자들이 많아 장기간 투쟁이 어려워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의료진에 따르면 도장 2공장 건물 내부는 이전에 뿌린 최루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눈을 뜨기 힘들고, 단수로 인해 에어컨 냉각수를 식수로 이용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건물 전체가 단전돼 촛불이나 휴대용 랜턴을 켜고 진료해야 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이 같은 비위생적인 공장 내부 환경 탓에 부상 노조원들의 건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특히 경찰의 1차 진압작전으로 부상자가 늘어나 노조 측에서 의료진을 보내 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사측 직원들의 저지로 응급조치가 늦어진 것도 이들의 상태를 악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측 직원들과 승강이를 벌이다 오후 6시30분이 돼서야 들어갈 수 있었고, 이땐 이미 높은 기온으로 환자들의 상태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약사인 김모(32)씨는 “경찰 진입이 시작된 뒤 부상자가 많이 발생했다”며 “특히 쇄골이 부러지거나 손가락이 부러지는 등 골절 환자들이 많은데 응급조치만 해놓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진료조건이 너무 열악해 지금도 건강이 상당히 안 좋아 보이는 노조원이 많은데, 더 나빠지면 외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며 “항생제와 응급조치만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함께 진료했던 한 한의사도 “요로결석이나 당뇨가 의심되는 환자들은 상태가 심해지기 전에 병원으로 빨리 옮겨야 하는데, 밖으로 나가면 연행될 수밖에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그나마 약을 먹을 물이라도 충분해야 하는데 물 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골절환자들은 최소한 깁스를 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시설과 장비가 없어 큰일”이라며 “경찰의 2차 진압작전으로 추가 부상자가 많이 발생했을 텐데 다시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평택=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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