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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최저임금안’ 노·사 대립 심화…"생존권 사수" vs "이번엔 깎자"

입력 : 2009-06-19 21:40:33 수정 : 2009-06-19 21: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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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근로자 평균 임금의 절반수준 돼야”
재계 “최악 경제위기”… 5.8% 삭감안 제시;정부·정치권까지 가세… 갈등 격화 될 듯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앞에서 노동자 단체 회원들이 경총의 최저임금 5.8% 삭감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2010년 최저임금 수준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골이 깊다. 여기에 최저임금법 개정을 두고 정부와 정치권까지 논쟁에 가세하면서 양상은 복잡하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노동장관에게 내년 최저임금안을 제출하도록 한 시한인 29일이 얼마 남지 않아 갈등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상 vs 삭감’…노·사 날선 대립=
다음해 최저임금 결정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벌이는 대립은 매년 반복되는 것이긴 하지만 올해는 특히 두드러진다. 경영계가 최저임금제 도입이후 처음으로 최저임금의 삭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계가 제시한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 시간당 4000원에서 5.8% 삭감한 3770원이다. 19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경영계는 그간 최저임금액 최초 요구안을 ‘최소 동결∼최대 5.4% 인상(평균 2.5% 인상)’으로 제시해 왔다.

경영계는 “2000년 이후 최저임금 인상률이 평균 임금인상률, 물가상승률을 넘어서 부담이 너무 크다”며 “최악의 경제위기에서도 인상된다면 최저임금의 주된 적용 대상인 영세·중소기업의 폐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파렴치한 발상’이라며 경영계의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안으로 처음엔 28.7% 인상된 5150원을 요구했다가 최근 22.9%(4916원) 인상으로 한발 물러섰다.

노동계는 평균임금의 절반 수준인 노동계의 안대로 되지 않으면 경제위기 속에서 저임금 근로자의 빈곤이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의 지나친 인상으로 경제성장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 20년간 국민총생산은 7.47배 증가한 반면 최저임금은 6.91배 인상됐다”고 반박했다.

노동계는 민주노총 산하 여성연맹이 18∼19일 시한부 파업을 벌였고, 최저임금위원회의 마지막 전원회의가 열리는 오는 25일에는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공언하며 갈등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양쪽의 시각차가 크다 보니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까지 6차례의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마지막 회의까지 공방을 이어간다고 하더라도 양쪽이 합의안을 도출해 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심의안을 만들어 29일 제출하면 노동장관은 이의 신청 기간을 거쳐 8월 5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

◆폭발성 큰 최저임금법 개정=최저임금법 개정은 크게 부각되고 있지는 않지만 구조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년 일어나는 최저임금 수준을 둘러싼 갈등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만큼 폭발성도 크다.

국회에는 지난해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60세 이상 고령자 감액 ▲숙박·식사비 공제 ▲수습 근로자의 감액기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근로자의 연령, 지위 등에 따라서 최저임금을 깎겠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여당안을 지지하며 법 개정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반면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최저임금을 전체 임금 평균의 50% 이상으로 하고 물가인상률,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결정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냈다. 정치권의 논의 역시 인상안과 삭감안이 한치의 양보없이 대결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이 최저임금법 개악을 시도한다면 노동계 전체의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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