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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on] 여성스런 배우 서지유, 컬트 여인으로 변신

입력 : 2009-06-10 00:05:31 수정 : 2009-06-10 0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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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 : 더 뮤지컬'서 '미나'역 열연

 



[세계닷컴]

뮤지컬 배우 이정현이 이름을 서지유로 바꿨다. 이정현이라는 이름이 평범하면서도 가수 등 다양한 연예인들과 닮았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우선은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을 새로 다잡기 위함이 더 컸다. 3년 여전 뮤지컬 '결혼'에서 처음 본 뮤지컬 배우 서지유를 오랜만에 본 것은 대학로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드라큘라 : 더 뮤지컬' 프레스 콜 현장에서였다. 출연배우 이름에 '서지유'라고 씌여져있던 것이 사실 배우 '이정현'이었다는 것은 그녀가 무대에 오르고 나서 알았다.

"이름을 아예 바꿨다기보다는 배우로서 예명이죠. 바꾸기 잘한 것 같아요. 많은 활동을 했는데도 인터넷 등에서 이정현을 치면 하나도 저에 관해서 안 나와요. 그런데 이름을 바꾸고 나서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요. (웃음) 예명은 그냥 제가 지은 거에요. 친구들에게 이쁜 거 보내라고 해서 선택한거죠. 지우, 초원이라는 이름도 있었어요. 초원은 제가 이뻐서 원래 하려했는데, 친구들이 영화 마라톤 생각난다고 반대하더라고요" (웃음)

지금 대학로 상상나눔 씨어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드라큘라 : 더 뮤지컬'에서 서지유가 맡은 역할은 미나다. 극중 드라큘라가 유혹하려는 여인으로 영화에서는 위노나 라이더가 맡아 눈길을 모았던 역이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패러디 코미디 뮤지컬로 영화에서의 비중과는 사뭇 다른 비중을 띈다. 그러나 그 역시도 서지유가 가지고 있는 청순한 매력으로 적절히 드러내고 있다.

"저는 사실 웃기는 역할이 아니잖아요. 웃음을 주는 역할을 가진 다른 분들이 많이 튀어야 하죠. 지금은 서로 편하니까 잘 웃기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제가 재미가 없어졌어요. 저도 웃기고 싶은데, 그런 역할이 아니니 말이에요. (웃음) 처음 연출님이 저에게 배역을 주실 때는 미나를 줄까, 넬리를 줄까 고민을 하셨대요. 저에게 하신 말씀이 아마 미나를 맡으면 예쁘고 여자주인공이지만 재미는 없을 것이고, 넬리를 맡으면 그 대신 재미있을 것이라 하셨어요. 그때 저는 대본을 못 본 상태여서 영화 '드라큘라'에서 위노나 라이더가 맡은 미나 역을 생각한 것이죠. 그래서 저는 웃긴 것보다는 솔직히 미나를 어떻게 살릴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죠"

서지유가 무대에 선 것은 8년 정도 되었다. 그러나 배우로서 활동 도중 중간에 3년 정도 쉰 것을 빼고 뮤지컬 경력만을 따지면 4년째 공연을 하고 있다. 스스로 아직 뮤지컬 새싹이라고 말한다. 21살에 서울예대 연극 전공으로 무대에 올랐지만, 그녀는 아직 스스로가 많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학교 다닐때 사실 연극에서 주인공등을 많이 맡으면서 뮤지컬 생각은 전혀 안했어요. 제가 노래를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연극을 하고 싶었고, 교수님들도 제가 연극하면서 기회가 오면 영화도 하는 등 활동을 할 것이라 생각하고 응원해주셨죠. 졸업하면서도 선배님들이 저와 같이 바로 공연을 하자고 해서, 사회에 진출하면서도그렇게 고생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조그마한 소극장에서의 무대였지만, 끊이지 않고 공연을 했었으니까요. 그러다 25살때 집안 사정으로 공연을 잠깐 쉬었어요. 1년정도 평범하게 회사도 다녔고요. 그렇게 쉬고 나니까 계속 쉬더라고요. 무대에 서는 친구나 선배님들에게 연락도 못하게 되고요. 그러다보니 3년이 후딱 지나더라고요. 그러다 성악을 다시 공부하게 되었고 뮤지컬 오디션을 보게 되었죠"

뮤지컬을 다시 시작하면서 서지유는 끊임없이 작품을 해나갔다. 자신이 무대를 워낙 멀리 했기 때문에 남들이 쉬어가는 동안 자신은 쉬지 않고 공연을 하자는 생각에 뒤도 안돌아보고 달려왔다. 그래서 짧은 뮤지컬 배우로서 경력에도 적지않은 작품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1년에 한편 정도는 꼬박 연극 무대도 잊지 않았다.

"처음 뮤지컬한 것은 3년전 '결혼'이고요. 그 이후에도 파이브코스러브, 미라클, 오셀로, 마이걸 등의 무대에 섰어요 . 2년 전에는 연극 '사고'를 끝내자마자 거창국제연극제에 '햄릿'으로 갔다오기도 했고요. 확실히 연극 작업하면 행복하긴 행복해요. 사실 무대에서는 뮤지컬이 재미있기는 한데, 작업하는 끈끈함은 달라요. 그러나 연극은 가족적이긴 하지만 배고프긴 배고픈 것 같아요. 뮤지컬을 하다가 연극으로 가보면 확실히 틀려요. 물론 제가 연극으로 처음 무대에 섰다는 점이 작용을 하는 것 같아요" (웃음)

외모와 달리 서지유는 컬트나 호러쪽을 좋아한다. 지금 출연하고 있는 뮤지컬 '드라큘라'도 그렇지만, 2년 전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되었던 연극 '사고' 역시 팜므파탈적인 느낌을 강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그녀가 출연한 뮤지컬 '결혼'이나 '마이걸'을 기억했던 관객이라면 그녀의 이런 모습은 뜻밖이라는 느낌까지 준다.

"제 공연 몇 편 보시면 알겠지만, 제가 여성스러운 역할만 맡았잖아요. 연극 '사고'는 팜므파탈적인 이미지가 있어서 저는 굉장히 좋았어요. 그 작품이 컬트적인 분위기가 있잖아요. 이번 작품은 그런 진지한 컬트가 아니라 '록커호러쇼'와 같은 B급 마니아적인 컬트인데, 제가 대본을 보기 전에 그런 것 때문에 호기심이 강하게 일었어죠. 그런 면에서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개별 오디션까지 보게 된거죠" (웃음)

서지유의 작품을 보면 유독 소극장 작품이 많다. 그녀가 원해서 그런 면도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굳이 작품을 가리는 편은 아니다. 다른 배우들처럼 자신이 원하는 작품이 있으면 오디션을 보고, 역할에 맞는 배우로 변신한다. 그러나 연극에서 인간적인 냄새를 맡은 서지유에게는 바로 앞에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소극장 관객들에게서 풍겨나오는 에너지에 매력을 느끼는 듯 싶었다.

"소극장의 매력은 배우들의 모습이 다 보이는 재미인 것 같아요. 지금 공연은 객석이 약간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지만, 뮤지컬 '결혼'을 했던 삼일로창고극장 등은 정말 배우 바로 앞에서 하는 공연이었거든요. 특별히 소극장 뮤지컬을 더 하고 그런 것은 아니에요. 저도 오디션 보면서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죠. 그리고 배역이나 작품을 보고 오디션을 보다보니까 어떻게 재미있을 것 같다라는 작품만 하게 되었어요"

서지유는 올해부터는 작품을 함에 있어 급하게 생각 안하고 천천히 갈 예정이다. 물론 좋은 작품이 나타나면 욕심을 부리겠지만, 그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길을 한번쯤은 천천히 걸어가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갈 요량인 듯 싶었다.

"생각해보면 지난 해에 작품을 6개나 했어요. 주변에서 어떻게 그것을 다 감당했냐고 할 정도였죠. 제가 올해는 전반기에 하나 하고 후반기때 좋은 작품 하나 하자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물론 그렇게 될지는 모르죠. 욕심이 생겨가지고 또 많이 할 수도 있으니까요. (웃음). 하지만 우선은 급하게 생각은 안해요. 뭘 맞춰놓기 위해서 찾는 것도 없고요. 정말 좋은 작품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죠"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사진 허정민 기자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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