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가장 높아… 학업열망은 2위에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이 느끼는 행복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는 최근 전국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까지 학생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을 실시해 유니세프(유엔아동구호기금)의 2006년 연구와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조사 결과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감은 71.6점으로 OECD 20개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는 1위 그리스(114점)보다 40점 이상 낮은 것이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설문과 함께 보건복지가족부 자료 등을 근거로 한국 어린이·청소년의 교육, 물질적 행복 등 6개 부문을 점수화한 뒤 유니세프 연구와 비교 분석했다.
부문별로 한국 학생 중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이 55.4%로, OECD 20개국 평균 84.8%에 크게 못 미쳤다.
학생들 스스로가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한국이 24.4%로, OECD 평균 14.9%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
다만 학업성취, 교육참여, 학업열망 등을 평가한 교육 부문에서는 한국이 120점으로, OECD 24개국 중 벨기에(121점)에 이어 2위에 해당했다. 비교 대상 국가 숫자가 다른 건 유니세프 자료상 부문별 국가 숫자가 달라서다.
15∼19세 청소년의 교육지속 여부로 측정한 교육참여 부문에서 한국은 91%로 OECD 평균 83%를 웃돌았다. 읽기·수학·과학 시험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상위권에 올랐다.
1000명당 영아 사망수는 한국이 5.3명으로 OECD 평균 4.6명보다 높았으나 저체중아 비율은 4.1%로 평균(6.3%)보다 낮았다. 비만과 흡연 비율 등을 조사한 건강 관련 행동 항목은 106.9점으로 18개국 중 4위, 물질적 행복은 102.6점으로 25개국 가운데 10위를 차지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조사 결과 한국 사회에서 건강, 교육, 안전 등 하부구조망은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이 느끼는 행복의 정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태영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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