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가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청와대와 한나라당 주류가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당 화합카드로 추진해 온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내 계파갈등이 증폭되고, 당 쇄신 방안을 논의하는 방향에도 상당 부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전 대표를 수행 중인 이정현 의원은 이날 “정의화, 안상수, 황우여 의원 등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합의 추대는) 이 분들을 주저앉히겠다는 얘기”라며 “이는 말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박 전 대표 발언에 대해 “정치에서는 후보 간에 조정도 하고 타협도 하는 게 비일비재하다”며 “참으로 골치 아프게 됐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한나라당에서 김무성 원내대표 합의추대론에 공감대가 형성돼 가는 상황인데 참으로 난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 친이계 의원은 “이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는 사실상 날아간 것으로, 모든 게 다 엉클어졌다”며 “당분간 ‘두 나라당’으로 가는 것 외에 별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소장파인 남경필 의원은 당내 개혁성향 초선 의원 모임 ‘민본21’ 토론회에서 “박 전 대표가 김무성 원내대표론에 반대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번 사태의 원인은 청와대의 정치력 부족과 박 전 대표의 책임감 결여가 합쳐져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원재연 기자 march2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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