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소환 조율… "대검까지 동행할 것"

이번에도 문재인 변호사(사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 옆엔 늘 문 변호사가 있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과 취임 전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동료였고 청와대에 들어가서는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냈다.
문 변호사는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소환조사 방침을 밝힌 뒤 기자와 통화에서 “내가 대통령과 함께 (대검찰청으로) 갈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문 변호사는 검찰 ‘칼날’이 노 전 대통령을 겨눌 때부터 봉하마을의 공식적인 ‘입’ 역할을 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2억원 상당 명품 시계를 노 전 대통령 회갑 선물로 줬다는 ‘피의사실’이 검찰에서 흘러나오자 “전직 국가원수를 망신주려는 것이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 노 전 대통령 소환조사에 관한 실무는 그와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전화로 조율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대검 1120호 특별조사실에서 조사받는 30일에도 문 변호사가 곁을 지킬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과 문 변호사 인연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은 부산지역 시국사범 변론을 자청하며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88년 노 전 대통령이 대우조선 노동자 시위 개입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을 때 발로 뛰어다닌 이가 문 변호사였다.
참여정부 내내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한 문 변호사의 역할은 2004년 탄핵정국에서 돋보였다. 아내와 중국 티베트를 여행하던 도중 국회 탄핵안 가결 소식을 듣고 곧장 귀국해 변호인단을 꾸렸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기각을 선고한 날 그는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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