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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선처럼 깔아놓은 사회적 메시지 큰 울림… 토니 길로이 영화 2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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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4-23 18:33:13 수정 : 2009-04-23 18: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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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짙게 드리워진 政?産?言 음모 파헤쳐
'더블 스파이' 두 라이벌 기업의 산업정보 빼내기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토니 길로이의 영화는 늘 신선한 충격을 던진다. 길로이는 ‘본 얼티메이텀’ 등 3편의 본 시리즈의 각본을 쓴 데 이어 ‘마이클 클레이튼’을 연출하기도 한 할리우드 최고 스토리텔러 중 한 명이다. 빠른 전개와 잘 짜인 구성, 기발한 반전도 압권이지만 영화적 재미 뒤에 복선처럼 깔아놓은 사회적 메시지도 큰 울림을 준다.

30일 개봉하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감독 케빈 맥도널드)는 국가 보안 민영화안 이면에 감춰진 음모를 파헤치려는 기자와 이를 감추려는 퇴역 군인 집단 간 진실게임을 그린 정치 스릴러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의미 없이 흩어져 있던 여러 사건과 인물들은 긴밀한 연관성을 드러내고 응당 그러려니 했던 진실은 다시 뒤집어지는, 길로이 특유의 촘촘한 구성이 빛을 발한다. 길로이는 영국 BBC의 동명 미니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공동집필했다.

20년 경력의 베테랑 민완기자 칼(러셀 크로)의 허름한 집에 오랜 친구이자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스티븐(벤 에플렉)이 찾아온다. 내연 관계에 있던 보좌관이 중요한 청문회를 앞두고 갑자기 지하철에 뛰어들었는데 이로 인한 정치적 곤경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묻기 위해서였다. 사태의 본질은 스티븐과 보좌관의 부적절한 관계에 있는 게 아니라 스티븐이 오랫동안 그 위험성을 경고해왔던 국가 보안 민영화 사업에 있음을 직감한 칼은 정계와 군수산업계, 언론계에 짙게 드리워진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는 ‘언론의 외양과 역할, 본분’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화두를 매우 구체적이고도 감동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는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신·구 세대와 매체를 상징하는 델라(레이첼 맥아담스)와 칼의 갈등과 대립, 화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두 기자의 취재 과정과 기사 작성 그리고 인쇄된 신문이 독자에게 전달되는 순간까지를 파노라마처럼 풀어내는 영화 종반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언론의 흔들릴 수 없는 본분은 진실과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점을 아름답게 묘사한다.

◇‘더블 스파이’
스릴러적 쾌감과 드라마적 감동, 사회적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아우르는 길로이의 숙련된 솜씨는 일주일 전 개봉한 두 번째 연출작 ‘더블 스파이’에서도 확인된다.

이 영화는 연인 사이인 전직 미국 CIA 요원 클레어(줄리아 로버츠)와 영국 MI6 요원 레이(클라이브 오웬)가 각각 두 라이벌 기업의 산업정보를 빼내기 위해 스파이로 취업해 거액을 챙기려 한다는 내용으로,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까지 예측을 불허하는 거듭된 반전과 현란한 시점 이동이 인상적이다.

또한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지만 그러기에 무턱대고 믿을 수는 없는 비밀요원 커플의 미묘한 상황을 희화적으로 표현했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자존심 싸움을 위해 국가권력을 동원하고 시장을 교란하는 두 다국적기업 수장의 모습은 다소 우스꽝스럽지만 개운치만은 않은 여운을 남긴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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