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대한민국은 단일민족 국가’라는 말도 사라질 판인데 아직도 폐쇄적인 배타주의에 사로잡혀 인종을 차별하는 사람이 적잖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스팸메일 한 통을 보고는 놀랐다. 지금까지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에서 저지른 각종 범죄 사건을 모두 열거한 뒤 “외국인을 전부 한국땅에서 추방해야 범죄가 없어진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입장을 바꿔 놓고 볼 때 지난번 총기 난사사건이 일어난 미국에서 한국인은 위험하니 전부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꼴이었다. 그런데도 미국은 그 사건을 한국인 전체로 확산시키지 않는 냉정심과 시민정신을 보여주었다.
인터넷 검색창에 외국인, 추방, 범죄 등의 단어를 치면 외국인 혐오, 특히 동남아시아인 추방을 주장하는 사이트들이 적잖게 떠오른다. 이 사이트 게시판에는 “동남아시아 열등 인종들 다 죽여라”는 식의 적대감을 드러낸 극단적인 글이 떠 있다. 외국인 추방을 주장하는 극단적인 차별이나 혐오감은 우리가 국제사회의 중심에 서는 데 결코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우리 국민이, 또는 내 가족과 형제가 외국에 나가서 생활한다고 생각해보자. 특히 농촌에는 외국에서 들어와 결혼해 사는 여성이 많다. 모두 다 우리가 기피하는 곳에서 와 살아주는 고마운 분들이다. 외국인을 무작정 배척하는 천박한 사고방식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이수연·서울 용산구 후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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