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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 200권 발간 민음사 박맹호 회장 “책 낼때마다 産苦를 겪는다”

입력 : 2009-01-20 09:14:44 수정 : 2009-01-20 09: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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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200권째 ‘홍길동전’… 전집 총 600만부 판매 “책을 낼 때마다 여자들이 태기를 느끼고 출산하기까지의 과정을 겪는다고 할까, 늘 그런 흥분 상태를 체험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 기획할 때만 해도 100권까지나 갈까 싶었는데 독자 여러분이 저극 성원해 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세계문학전집 200권 발간을 돌파한 민음사 박맹호(75·사진) 회장이 19일 낮 기자들과 만났다. 뛰어난 기획과 추진력으로 한국 출판계를 선도해 온 박 회장은 “대학 다닐 때부터 세계문학전집을 내 손으로 꼭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며 “처음 세계문학을 낼 때는 시장 전망을 따지지 않고 무턱대고 추진했다”고 밝혔다.

시집을 자비로 출판하던 경우가 대부분이던 상황에서 세계시인선을 기획했던 것처럼 우선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시작부터 하고 보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민음사 창립 30주년을 맞은 1995년에 기획, 1998년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등 10권을 처음 간행한 이래 2004년 ‘춘향전’을 기점으로 100권을 돌파하고, 드디어 출간 시작 11년 만에 200권째인 ‘홍길동전’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김우창 유종호 안삼환 정명환씨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새로운 기획, 새로운 번역, 새로운 편집”을 기치로 내걸고 철저하게 현지 언어를 전공한 번역자를 기용, 중역을 피하고 젊은 세대에 맞는 번역과 편집을 지향한다는 원칙을 지켜 왔다. 그동안 총 600만부 정도 판매됐고, 이 중에서도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 모두 35만부가량 팔려나가 1위를 차지했다.

민음사는 이번에 세계문학전집 200권 돌파 기념으로 ‘거미여인의 키스’ ‘햄릿’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그동안 가장 사랑받았던 작품 10종을 뽑아 정병규 안상수 이상봉 등 정상급 디자이너들에게 장정을 의뢰해 ‘세계문학전집 특별판’을 출간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도 계속 세계문학을 출간, 내년 초 250권 달성을 목표로 올해 48권 34종을 출간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우리 현대 작가를 세계문학전집에 꼭 넣을 생각으로 우선 근대문학의 중요 작가들 단편집을 포함했다”며 “우리 작가들이 세계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가능한 한 많은 현대작가들도 전집에 넣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출판 인생에서 어려웠던 점을 묻자 “사람 관계보다는 군사쿠데타 같은 출판외적인 환경이 오히려 출판계를 더 어렵게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아동문학이나 사이언스북처럼 초창기에 어려움을 무릅쓰고 시작해 성공했듯이,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품고 있는 야망들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용호 선임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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