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나기>
미소녀 만화 캐릭터가 처녀가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한 팬이 책을 찢어 원작자에게 보내는 등 팬들의 항의가 폭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만화는 현재 연재를 중단했다.
최근 일본 언론은 '월간코믹렉스'(月刊ComicREX)에 연재 중인 여성만화가 타케나시 에리의 작품 '칸나기'가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항의의 원인은 지난 달 9일 발매된 12월호에서 남자주인공인 고교생을 좋아하는 듯한 행동을 한 '나기'라는 미소녀 여주인공이 사실은 잘생긴 애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서부터이다. 또한, 만화속에서 나기의 모습이 매우 지저분했고, 이 모습이 '더러워진 나기'라고 표현되면서 몇몇 독자들은 나기와 그의 애인이 불순한 관계라고 주장했다. 이에 "나기가 처녀가 아니다"라는 소동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에 몇몇 팬들이 해당 만화의 연재 중단을 요구하는 편지를 출판사에 보내는 등 만화 전개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중 한 팬은 지난달 15일 한 인터넷사이트에 5권으로 구성된 단행본을 갈기갈기 찢은 사진을 업로드했다. 이 팬의 행동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고, 지난 5일에는 찢긴 만화책을 작가의 집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화를 본 일본 네티즌들은 "나기가 처녀인지, 아닌지는 만화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상상을 했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나쁘다"라며 '처녀가 아니다'라고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들을 비난했다.
<찢긴 '칸나기' 단행본>
이 와중에 '월간코믹렉스'는 지난 9일 발매된 2009년 1월호에 "이번호 연재예정이었던 타케나시 에리의 '칸나기'는 작가의 컨디션 난조로 연재 중단에 들어간다"라고 발표했다. 이후 연재에 대해서도 "당분간 휴식"이라며 사실상 무기한 연재 중단임을 알렸다. 그러자 "연재 중단이 처녀가 아닌 것에 대한 팬들의 항의와 연관된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출판사에서는 "전혀 관계없다. 작가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만화를 그리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상태가 회복하면 작가 스스로 설명할 것"이라고 이러한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오타쿠 만화문화를 잘 알고 있는 한 자유기고가는 "건강 이상이라고 해도 무기한 연재중단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이번 '처녀소동'이 원인이 된 것이 틀림없다"라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국내네티즌들은 "이것이 진정한 오타쿠의 무서움이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현실과 만화를 구분도 못 하는가"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만화는 미술부원인 남고생이 미소녀 정령상을 만들었다가, 이 상이 움직이면서 자신을 '나기'라는 이름의 신이라고 주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10월에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디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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