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신근수 파리 물랭호텔 경영 |
한국경제에 대해 전망도 엇갈린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해 위기를 막을 수 있다.” “국제적인 구제금융이 필요하다.”
프랑스에서 보는 한국은 어떨까. “한국인은 한국을 잘 모른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프랑스인 회계사 이브씨의 말이다. 그는 150개의 회사, 자영업의 회계 업무를 맡고 있다. 그 중 15개 정도가 파리에서 영업하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회사다. 그는 파리에서 가장 많은 한국인 회사 회계를 담당하는 회계사로 꼽을 만하다.
한국인 회사와 인연을 갖게 된 배경은 부인이 한국인이고,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25년간 필자 가게의 회계 업무를 맡고 있다. 그동안 겪으면서 느낀 점은 프랑스 회계는 물론 사회 체제에 대해 한국인에게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계학·법학박사 출신이기 때문에 프랑스법에 대한 해박한 자문은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친절한 이브씨에게 ‘미주알 고주알 집안 부뚜막 일’까지 물어오는 한국인이 가끔 있어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는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올해 60대 후반 나이의 그가 지난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접한 한국인들과의 업무에서 느낀 결론은 ‘한국인은 한국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한국인이 한국을 잘 모른다? 이런 모순된 표현이 없다. 그러나 실례를 들어 따져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첫째, 부동산 가격을 예로 들어보겠다. 한국 부동산 가격은 대개 프랑스와 같다. 국민총생산(GNP)은 프랑스가 1.5배이므로, 부동산 가격이 같다는 것은 한국이 프랑스보다 1.5배 비싸다는 뜻이다. 한국의 부동산은 경제규모면에서 따질 때 과도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 골프 회원권 가격이다. 프랑스에는 한국에서처럼 전세금조로 내는 수억원 대의 보증금 개념이 없다. 골프가 한국에서 유독 비싼 것은 방대한 땅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땅에 묶이는 투자비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바깥에서 보면 ‘이례적인’ 현상도 한국인에게는 ‘숙명적 현실’인 듯하다.
파리에서 만나는 한국인 사업가들은 말한다.
“공장을 지으려 해도 땅값이 비싸 중국·동남아로 이전하지 않을 수 없다.” “좁은 국토에 교통체증 때문에 물류비가 천정부지다. 물가가 비싸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한반도 남쪽을 불태운 부동산 불패·아파트 열풍·대기업들의 땅 사재기 전통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한국인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여행에서 매우 실망하는 공통점이 있다.
“왜 집과 호텔이 이렇게 작고, 시설이 한국보다 훨씬 못한가.” “거리의 자동차들이 왜 대부분 소형차들인가.”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인들은 한국의 현실과 거꾸로 살아왔다. 넓은 아파트, 큰 자동차 등. 마치 그것이 지구적 표준이라도 되는 것처럼 살아왔다. 단언컨대 한국인처럼 넓은 아파트, 큰 차를 일반적으로 선호하고 인생의 목표로 삼는 민족은 지구 위에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 언론은 특정 외국 언론이 ‘한국이 부동산 때문에 경제위기에 몰렸다’고 연일 ‘부당한 한국 때리기’를 한다고 지적한다. 과연 그것이 맞는 지적인지는 가까운 미래에 확인될 것이다. 이런 혼란 속에 진리가 하나 있다. ‘겸손하게(조금 가난하게) 살면 만사가 해결된다.’ 한국인들이 그동안 과연 겸손하게 살았는지,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신근수 파리 물랭호텔 경영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총살형](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08/128/20261008518046.jpg
)
![[기자가만난세상] ‘다산다사’ 외치며 금융당국이 놓친 것](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08/128/20261008517970.jpg
)
![[삶과문화] 빵집 앞에서](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9/128/20260409519620.jpg
)
![[박일호의미술여행] 상품 문화에 물든 동일성의 삶](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08/128/20261008517906.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