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보면 어려움도 고통도 다 기쁨이었고, 하나님의 은총이었습니다. 저는 시작만 했을뿐, 사랑과 섬김을 모아준 자원봉사자 모두에게 영광을 돌립니다.”
최일도(51) 목사가 이끄는 다일공동체가 오는 9일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다일자연치유센터에서 창립 20주년 기념 예배를 올린다. 창립기념에 맞춰 최 목사의 1년간 일기를 엮은 ’행복하소서’(위즈덤하우스 펴냄)도 출간됐다.
최 목사는 청량리역 뒤편 쌍굴다리에서 ‘밥 퍼주는’ 무료 급식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해 20년만에 청량리에 50병상 규모의 무료병원 다일천사병원과 무료 급식소를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금은 후원 회원이 25000여 명으로 늘어났고, 캄보디아 , 네팔, 필리핀 등 전 세계에서 하루 5000명에게 밥을 제공하는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일구고 있다. 해외 급식사업은 지난 1999년부터 눈을 돌렸고, 중국의 경우 33명의 고아원생들을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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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도 목사가 캄보디아 씨엠립에 건립된 다일공동체에서 한 아동에게 밥을 퍼주며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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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다일공동체에서 배식중인 최일도 목사. 그의 얼굴은 늘 해맑다. |
“교인 수가 1만 명인 교회 한 곳보다는 1000명인 교회 10개가 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쉽습니다. 그래서 예배당으로 썼던 비닐 하우스를 헐고 그 터를 ‘사회복지박물관’으로 써 달라고 우리가 속한 예장통합총회에 헌납했지요.”
‘작은교회’ 정신에 따라 일요일마다 시무하는 남양주 덕소 다일교회도 교인수 500명 남짓의 작고 아담한 규모다.
“인도나, 파키스탄, 네팔 등지는 절대빈곤에 빠진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도 한국전쟁 때 외국 자선 기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성장했듯이, 이제는 남을 도와줄 형편이 됐으니 외국으로 적극 눈을 돌려야 합니다.”
개신교계의 보배 최 목사는 내년 1년을 안식년으로 삼아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서 빈곤과 가난 퇴치 운동을 펼치면서 구상을 가다듬을 예정이며, 앞으로 사회 지도층의 ‘재산 사회 환원’운동과 오지 국가들에 도움을 주는 선교정책을 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10여년 전에 펴내 베스트셀러가 됐던 에세이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이 수녀였던 아내와의 사랑과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나눈 이야기를 그렸다면, 신간 ‘행복하소서’는 매일 매일 회원들에게 메일링한 사랑, 격려, 꿈이 담긴 묵상집이라고 할 수 있다.
정성수 기자 hul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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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도 목사가 무료병원인 청량리 다일천사병원에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노인 환자를 바라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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