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꽃놀이 액션 & 사물놀이 액션 ‘스페어’
스턴트나 와이어, 컴퓨터그래픽은 없다. 장중한 배경음악이나 비둘기떼도 없다. ‘스페어’는 최대한 리얼하고 생생한 액션을 뽑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동시에 기존 문법을 뛰어넘는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액션을 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아크로바틱과 비보잉에 기초한 유연한 무술, 가라데와 복싱에 기반한 절도있는 권법, 영화 ‘옹박’으로 유명해진 카포에라 등이 대결을 벌인다. 하이라이트인 엔딩 결투신에선 그동안 등장한 액션이 모두 나와 쉴 새 없이 펼쳐진다. 관객은 마치 액션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태평소와 북, 꽹과리 등 사물놀이 리듬을 최대한 사용해 액션의 리듬감에 변화를 줬다. 영화를 보면 드럼이나 전자기타보다 사물놀이 악기가 액션영화에 더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충무로 액션 키드인 이성한 감독의 데뷔작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영화는 장기 밀매를 소재로 하고 있다. 광태(임준일)는 사채업자 명수(김수현) 일당의 빚 독촉에 시달리다 장기 밀매를 결심한다. 장기 밀거래를 하는 친구 길도(정우)를 찾아가 간을 팔아 그 돈으로 빚을 갚기로 한다. 광태의 간을 사기로 한 인물은 일본 야쿠자 사토(고가 미쓰키)다. 그는 사경을 헤매는 보스에게 이식할 간을 구하러 한국까지 들어왔다. 하지만 길도가 돈을 떼먹고 달아나고 광태와 사토는 길도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와이어에 몸을 싣는 ‘우린 액션배우다’
액션스쿨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악과 깡으로 액션을 소화하는 스턴트맨의 삶을 담았다. 단지 액션만을 보여주는 데 멈추지 않고 젊은이들의 도전정신과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국내 영화로는 최초로 ‘최고 인기상’을 수상, 화제를 모았고 밴쿠버 국제영화제, 일본 다나베 벤케이영화제 등에 초청된 상태다.
정병길 감독이 “액션배우들의 인생이 우울하고 처절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밝고 명랑하다”고 밝혔듯 영화는 촬영장의 안팎을 드나들며 주인공들의 현란한 액션 장면을 담으면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다.
이들이 액션배우에 입문한 사연은 각양각색이다. 차량 정비공에서 자동차 액션신 전문 배우가 된 사람도 있고 미용 일을 접고 스턴트맨으로 변신한 친구도 있다. 안 다치고 떨어지는 걸 잘해서 들어온 이도 있고 발차기는 어설프지만 얼굴이 잘생겨 액션스쿨에 합격한 이도 있다. 하지만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괴물’ ‘짝패’ 등 웬만한 영화들에 출연한 실력파다.
#홍콩액션 총집합 ‘남아본색’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웅본색’으로 상징되는 홍콩 느와르의 계보를 잇는 영화다. ‘천장지구’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첸무셍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제작비 100억원이 든 블록버스터다.
‘남아본색’은 한마디로 홍콩 액션의 집대성이다. 저우룬파식 총격액션의 현란함과 청룽식 아크로바틱 액션의 유려함, 그리고 리렌제식 정통 쿵푸액션의 견고함 등이 합쳐졌다. 전반적인 비주얼은 홍콩 느와르에 가깝다. 인물들의 배신과 음모, 형사와 갱단의 대결이라는 느와르 공식을 차용했다. 청룽 아들로 유명한 팡주밍, ‘용호문’의 셰팅펑, ‘살파랑’에서 전쯔단과 맞대결을 펼친 오경 등 현재 홍콩서 가장 잘나가는 액션 배우들이 총집합했다.
대낮 홍콩 도심 한복판에서 천양생 일당은 1억달러를 수송하던 트럭을 습격한다. 차량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폭파되고 주변이 아비규환이 되면서 돈의 행방은 묘연해진다. 갱단이 돈을 찾으려고 혈안이 된 가운데 당시 사고현장에서 애인을 잃은 열혈 형사와 무장강도 용의자로 몰린 형의 누명을 벗기려는 평범한 순경 등이 의기투합해 갱단에 맞선다.
이성대 기자 karis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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