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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한국 응원단이 11일 오후 베이징 올림픽삼림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남자 단체전 8강 한국-폴란드전에서 ‘Korea 대한민국’이 적힌 응원 수건을 펼쳐보이며 열띤 함성을 외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중국은 한국에 발목 잡히면 종합 1위가 물 건너가고, 한국은 중국에 밀렸다간 10위 진입이 어렵다. 재미있는 건 양궁이 열리고 있는 베이징 삼림공원 양궁장이 이런 양국 간 대결의 축소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기장 안의 다소 싱거운 승부에 비해 관중석의 응원 대결은 너무나 치열하다.
11일 한국은 남자 단체 4강전에서 중국과 만났다. 양국 선수가 입장하기 전부터 필드 양쪽 관중석을 거의 메운 한국, 중국 응원단은 각각 ‘대∼한민국’과 ‘중궈 짜요(중국 파이팅)’를 외치며 열을 올렸다.
특히 선수들이 과녁을 바라보고 섰을 때 왼쪽은 거의 비슷한 수의 양쪽 응원단이 관중석을 반분해 열띤 응원을 펼쳤다. 하루 전 벌어진 한국-중국 간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도 똑같았다.
그러나 승부가 두 번 모두 한국의 승리로 끝나면서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삼림공원 양궁장은 국내 경기장을 방불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함성이 높아졌다.
자국 선수들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내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중국 관중의 비신사적인 태도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의 일부 관중은 한국 선수들이 시위를 당길 때 고함을 지르거나 휘파람을 불어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려는 행동을 종종 했다.
이날 남자 단체 4강전은 물론 전날 여자 단체 결승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아시아의 한 대표팀 감독은 “이런 행동을 제재할 특별한 방안이 없다는 게 문제이지만, 관중 스스로 매너를 지켜야 되지 않겠느냐”며 “다른 국가 관중이 중국 선수들에게 이런 행위를 했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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