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 납치 후 전화로 딸 불러내… 현금 인출 뒤 살해
![]() |
◇강화도 모녀 납치·살해 사건의 유력 용의자들이 검거돼 11일 강화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범행에 가담한 용의자 4명을 검거했다. 강화=연합뉴스 |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강화경찰서는 사건 발생 24일 만인 11일 용의자로 안모(26), 이모(24), 하모(27), 연모(26)씨 등 4명을 검거하고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용의자 4명 중 윤씨와 한동네에 살면서 윤씨의 가정 사정을 잘 알고, 범행을 제안한 안씨를 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윤씨가 지난 4월 남편이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거액의 보험금을 탄 사실 등을 알고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중학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이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모의한 점 등으로 미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범인검거=경찰은 윤씨가 납치되기 하루 전까지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던 안씨의 쏘나타 승용차가 사건 발생 후 없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여 안씨 등 3명을 붙잡은 데 이어 강화도 내 애인 집에 숨어 있던 공범 하모(26)씨를 추가로 검거했다.
경찰은 “10일 밤 안산시에서 안씨를 붙잡아 오늘 오전 3시쯤 범행동기와 사건 가담자에 대한 자백을 받았다”며 “이어 공범 이모씨와 연모, 하씨 등을 안산과 강화에서 각각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달 17일 오전 윤씨가 딸 김선영(16)양을 학교에 데려다 주기 위해 집을 비운 사이 윤씨 집에 침입, 귀가하던 윤씨를 납치했다.
이들은 윤씨를 위협해 학교에서 공부하던 딸을 조퇴시켜 인질로 삼은 뒤 인근 은행에서 현금 1억여원을 찾게 했다. 이어 이동 중 윤씨 소유의 무쏘 차량 안에서 윤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하점면 창후리 둑에 윤씨의 시신을 유기했다. 학교 앞에서 납치한 딸도 이날 오후 7시∼8시쯤 살해했다.

◆범행동기= 이들은 경찰에서 윤씨가 지난 4월 교통사고로 남편이 숨지면서 거액의 보험금을 탄 데다 경기도 화성 일대에 인삼을 재배하는 등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것을 알고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초부터 범행을 계획했으며, 2차례에 걸쳐 윤씨의 집을 사전답사까지 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범행 후 윤씨 모녀 시신을 하점면 창후리 갈대밭에 유기한 뒤 내가면으로 가다가 윤씨의 무쏘 차량을 주택가 주차장에 세워 놓고 안씨의 차량을 타고 달아났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이들은 또 윤씨에게서 빼앗은 1억원을 4명이 나눠 가진 뒤 헤어졌다가 지난달 말 안산 시내에 원룸을 임대해 함께 생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안씨 등이 이같이 ‘돈’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윤씨를 납치해 윤씨 계좌의 돈을 은행에서 인출할 당시 계좌에 있던 5억여원 가운데 1억원만 인출시킨 점은 경찰이 추가로 밝혀야 할 부분이다. 아울러 윤씨가 납치된 뒤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할 당시 납치 사실을 은행 직원에게 알리지 않은 점도 의문점으로 남는다.
강화=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