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허브] 세계 곳곳에서 식량위기로 1억명 이상이 굶주림에 내몰리는 '소리없는 쓰나미(Silent tsunami)를 겪고 있다고 국제 식량위기 대책회의 참석자들이 일제히 경고했다. 외신에 따르면 22일 런던에서 열린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세계적 식량위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며 현재의 식량위기는 2차 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일부 최빈국들에서 식량 위기로 곡물 가격이 상승하자 대규모 폭동이 빈발하고 있다. 이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 등 인구대국들의 경제력 상승에 따른 곡물 수요 상승, 곡물의 연료화, 이상 기후 발생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최빈국들이 수입가격 부담이 높아져 곡물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비롯됐다.
일부 국가에서 쌀·빵 값이 일주일새 2배 이상 오르는 등 곡물 값이 폭등해 주민들의 굶주림 이 극심해졌고 이는 결국 대규모 폭동으로 이어졌다.
아이티에서는 폭동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20명가량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이티는 1인당 하루 칼로리 섭취량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3개 국가 중 하나로 곡물을 전적으로 외부 수입에 의존해왔다.
에티오피아, 마다가스카르, 필리핀, 이집트, 카메룬, 코트디부아르, 모리타니,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했다. 파키스탄과 태국에서는 곡창지대의 논밭과 보관창고에서 식량 강도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대가 배치되기도 했다.
미국이 식량위기 완화를 위해 원조기금 지원방안을 승인하고, 유엔 등 국제기구들이 식량위기 극복을 위해 뛰고 있지만 곡물량이 절대 부족한 현실을 극복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량 전문가들도 이 같은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현재 레소토, 소말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볼리비아, 도미니카공화국 등 세계 37개국이 외부 지원을 필요로 하는 등 식량위기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곡물 생산량이 2.6% 늘어날 전망이지만 25년만에 곡물재고량이 최저치를 나타내고 곡물 가격 상승으로 빈국의 식량수입 비용이 50% 이상 급증하면서 빈국의 기아 상태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임삼미 기자 sm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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