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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차인태, 조영남, 이수만, 서세원, 박광현, 이휘재, 이적, 이문세. |
1969년 시작된 ‘별밤’은 이번 박경림까지 포함해 총 21대의 DJ를 배출했다. 역대 DJ의 직업을 살펴보면 아나운서, PD, 배우, 가수, 개그맨 등 다양한 분야의 방송인이 망라돼 있다. 극작가처럼 비방송인이 DJ를 맡은 사례도 있다.
초대와 2대 DJ가 아나운서 출신이었다. 오남열 전 MBC 보도국 라디오뉴스제작팀 국장과 차인태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가 주인공이다. 3대 DJ는 1964년 MBC 라디오에 PD로 입사했던 이종환이 맡았다. 4대 박원웅, 5대 안병욱에 이어 가수 조영남이 6대 DJ로, 1970년대를 풍미한 스타 극작가 오혜령이 7대 DJ로 활약했다.
개그맨 출신의 첫 DJ는 8대 고영수였다. 9대 이필원, 10대 김기덕, 11대 문진호를 거치면 비로소 요즘 젊은이들에게 낯익은 이름이 등장한다. 가수 이수만(12대), 개그맨 서세원(13대), 가수 이문세(14대)가 그들이다. 특히 이문세의 DJ 시절 ‘별밤’은 높은 청취율로 심야 라디오의 왕자가 됐다. 그는 1985년부터 96년까지 11년8개월 동안 ‘별밤’을 지킨 최장수 ‘별밤지기’이기도 하다.
이문세의 퇴장 후 ‘별밤’의 인기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가수 이적(15대), 개그맨 이휘재(16대), 배우 박광현(17대) 등 쟁쟁한 DJ가 투입됐지만 청취율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뮤지컬 배우 정성화와 개그우먼 박희진의 ‘더블 DJ’ 체제도 옛 명성을 재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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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희진, 옥주현, 박정아, 박경림. |
‘별밤’의 중흥은 가수 옥주현을 19대 DJ로 맞이하면서부터. ‘핑클’ 팬들을 고정 청취자로 확보함으로써 청취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옥주현 이후로는 가수 박정아(20대), 개그우먼 박경림(21대)처럼 여성이 DJ를 도맡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박경림은 1995년 ‘별밤’의 장기자랑 코너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인연이 있다. 그는 “‘별밤’은 내가 연예계에 데뷔할 수 있었던 발판을 마련해준 고향 같은 곳”이라며 “첫 방송을 앞두고 마치 오랜 연인을 다시 만나는 것처럼 떨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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