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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얼', '이마이더'를 아십니까.. 中 외래어 표기법

입력 : 2008-01-22 10:50:37 수정 : 2008-01-22 10: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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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상호, 상표 등 표의문자 표기 곤란
비슷한 발음에 뜻 더하는 방식으로 바꿔
◇중국 베이징 시내에 위치한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의 매장. 중국은 외래어 맥도날드를 음역해 ‘마이당라오’(麥當勞)라고 표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서울을 ‘서우얼(首爾)’로, 이마트를 ‘이마이더(易買得)’로 표기하는 등 중국의 외래어 표기는 부자연스럽다. 한자가 한글이나 영어처럼 소리나는 대로 적는 표음문자가 아닌, 하나하나의 글자가 각기 형태소를 이룰 수 있도록 의미를 부여하는 표의문자인 탓이다.

단어를 이루는 글자 하나하나에 모두 뜻이 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중국인에게 외국어는 분명 기존의 언어습관의 틀을 뒤집는 위협이자 도전이었다. 중국 역사에서 외래어가 넘쳐났던 시기는 크게 세 번. 서역과의 교류가 빈번하고 불교 경전이 활발하게 번역됐던 한·당(기원전 202∼서기 907년) 때와 서양문물이 유입됐던 1919년 전후, 그리고 중국의 경제개방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이다. 언어 정책은 곧 통일된 외래어표기법 마련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중국 당국의 언어정책은 외국어의 중국화에 집중됐다.

전북대 인문학 BK21사업단 주최 국제학술회의(23∼24일) ‘아시아 문화의 교류와 번역’에서 발표되는 국내외 35편 논문 중 하나인 ‘중국어의 외래어 표기 고찰’(김보민·전북대)에 따르면 중국의 외래어 표기는 초반 음역(音譯)을 따르다가 점차 의역(意譯) 중심으로 바뀌었다. ‘보이코트’(boycott)를 ‘베이거’(杯葛)라고 쓰다가 지금은 ‘쥐제’(拒絶)라고 표기하는 것처럼, ‘마사지’(massage)를 ‘마샤지’(馬殺鷄)에서 ‘안마’(按摩)로, ‘파러먼트’(parliament)를 ‘바리먼’(巴力門)에서 ‘이후이’(議會)로 바꿔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외래어 표기는 다소 혼란스러워진다. ‘의회’나 ‘과학’ 같은 경우는 보통명사여서 의역하면 됐지만 외국 상호나 상표의 경우는 고유명사여서 음역을 하면 그 단어에 담긴 뜻이 살지 않았고, 의역을 하면 다른 상호·상품과 구별이 되질 않았다.

지명이나 인명에서 비롯된 외래어, 즉 노키아나 마쓰다, 맥도날드의 경우는 ‘눠지아’(諾其亞), ‘마쯔다’(馬自澾), ‘마이당라오’(麥當勞)와 같은 방법으로 외국어 음성과 비슷하게 표기하면 됐다. ‘플레이보이’(화화궁쯔·花花公子·바람둥이), ‘말보로(Marlboro·완바오루·萬寶路)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역은 최대한 피했다.

중국에서 가장 빈번한 외래어 표기방식은 소리를 비슷하게 바꾸면서 상호나 상표에 걸맞은 의미를 더하는 ‘음의겸역’(音意兼譯) 방식이 주를 이룬다. BMW는 ‘바오마’(寶馬)로, 버드와이저는 ‘바이웨이’(百威)로, 코카콜라는 ‘커커우커러’(可口可樂)로, 캐논은 ‘자넝’(可能)으로, 도브는 ‘둬펀’(多芬)으로 표기한다. 김씨는 “중국의 외래어 표기에서 주를 이루는 음의겸역 방식은 빠르게 변화하는 언어의 속도에 발맞춤과 동시에 상품을 팔고 상호를 홍보해야 할 경제학적 특성이 결합된 경우”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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