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름철 실내외 온도 차로 냉방병 환자가 늘어나면서 이모씨처럼 배뇨 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전립선비대증 환자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심할 경우 이모씨처럼 요폐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기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는 일이 많은데, 이에 손쉽게 종합감기약을 사먹는 이들이 있다. 문제는 본인이 전립선비대증 환자인 줄 모르고 약을 복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전립선비대증은 단순히 전립선이 비대해진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립선이 비대해지므로 방광 하부 막힘 증상이나 방광 자극 증상, 배뇨 장애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전립선비대증의 경우 60대는 내원환자의 60%, 70대는 80%가 호소할 정도로 나이가 들수록 환자가 늘어난다. 하지만 증상이 서서히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대부분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변화’ 정도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요폐나 요독증, 신부전증 등의 합병증으로 생명이 위태롭게 될 수도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소변을 보는 횟수가 잦아지고 밤에 자다가도 소변을 보기 위해 자주 일어나고 외출도 힘들어진다.
이런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은 약을 복용할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약에 들어 있는 항히스타민제와 교감신경흥분제가 소변이 나오는 방광 경부와 전립선이 둘러싸고 있는 요도의 평활근을 수축시켜 좁게 만들고 방광의 배뇨 기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감기약을 먹을 때 반드시 전문의에게 환자임을 알리고 기관지염 치료 기능을 하는 항히스타민제와 교감신경흥분제가 포함되지 않은 약을 처방 받아야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병원을 ‘공포의 장소’라 생각해 병을 키워오기도 하지만, 쓸데없는 약물 복용으로 엉뚱한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약도 제대로 알고 먹어야지, 잘못 복용하거나 과다하면 독이 되는 법이다.
도성훈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