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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훈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 |
좀 지난 이야기지만 탤런트 서갑숙씨도 “나도 때로는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란 노골적 제목의 책을 내지 않았던가. 10년도 훨씬 전, 판매금지 처분을 받은 마광수 교수의 ‘즐거운 사라’는 음란물인가 예술서적인가를 놓고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사랑하는 방법도 다르고,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지만 분명한 건 섹스 역시 학습이고 공부라는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항문을 조였다 풀기를 반복하는 케겔운동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꼭 필요한 운동이다.
케겔운동이란 1940년대 로스앤젤레스의 부인과 전문의 ‘아널드 케겔 박사’가 질 부위를 강화시켜주는 운동요법을 개발한 데서 비롯됐다. 중국에서는 몇백 년 전, 황실 여인들 사이에서 ‘명기 훈련법’으로 이용되었다니 그 효과는 이미 입증된 셈이다.
케겔운동은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남성들의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염 등을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 또 이른 사정이나 조루를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소변을 멈추게 하는 근육이 바로 사정을 억제해주는 근육과 같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브리스톨에 있는 웨스트 잉글랜드대학 연구팀이 발기부전 환자들에게 케겔운동을 시행한 결과 비아그라 복용과 비슷한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6개월 이상 발기부전을 겪는 남자 55명(평균연령 59세)에게 매주 5회씩 케겔운동을 하도록 한 뒤 3개월과 6개월 후 각각 발기기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40%가 정상적인 발기기능을 회복했고, 35%는 발기기능이 개선됐다는 결론을 얻었다.
‘성의학사전’에 따르면 케겔운동을 하는 남성은 더 격렬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고 조루도 예방되며 오르가슴 사이의 회복 기간도 짧다. 또 케겔운동을 하면 스스로 괄약근을 조절하는 능력이 생겨 자신은 물론 파트너에게까지 강한 쾌감을 안겨준다.
남성이라고 해서 특별히 방법이 다른 것은 아니다. 우선 코로 숨을 깊이 내쉬고 난 후 약 3∼5초간 엉덩이와 항문의 근육을 힘껏 조였다 천천히 풀어준다. 다시 숨을 들이마시고 근육을 이완시킨다. 같은 방법으로 하되 점차 수축과 이완의 시간을 늘려나간다. 이를 3개월간 지속하면 6개월 후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많은 남성들이 보다 만족스러운 잠자리를 갖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아내를 제대로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여성 역시 방법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확실한 건 허릿심만 좋다고 여성에게 대접받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것이다. 짜릿한 잠자리 노하우를 갖추는 것은 이제 매너를 넘어 필수다.
도성훈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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