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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역동성 살리게 ''깃발형'' 태극기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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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08-01 17:11:00 수정 : 2007-08-01 1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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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액자 아닌 깃대 매달아 항상 휘날리게 해야
게양법 잘 모르는 공무원 많아… 교육 병행 필요
유리액자 속에 갇힌 태극기를 해방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세계일보 보도 이후 공공기관의 ‘유리액자형’ 태극기를 정부권장형인 ‘족자형’으로 교체하고 있다. 교육 현장의 유리액자 태극기도 내리기로 했다. 행자부는 정부 내에 태극기 게시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런 정부 움직임 또한 태극기를 박제화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번 기회에 태극기 게시 방법의 사회 공론화를 거쳐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태극기를 액자나 족자 등 틀에 담아두는 기존의 게시 방식을 개선해 휘날리는 태극기의 역동성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일제 잔재라는 점을 제쳐두고라도 공공기관 사무실 중앙 벽면에 걸린 액자나 족자 등 틀에 갇힌 태극기는 국민들에게 친근감보다는 위압감을 준다는 점에서다.
최영호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1945년 8월 15일 광복절 우리는 태극기를 손에 들고 만세를 외쳤고, 2002 월드컵 당시 우리는 곁에서 휘날리는 태극기의 감동을 느꼈다”면서 “이제 액자에 갇혀 있는 태극기를 해방해 우리 곁에서 펄럭이도록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문가와 네티즌, 일반 국민들은 태극기를 깃대 등에 매달아 휘날릴 수 있도록 하는 ‘깃대형’으로 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시각을 많이 보였다.
특히 일본에서조차 극우단체를 제외하고는 국기를 액자 등 국기틀에 담아 게시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 결과 외국에선 “국기는 펄럭여야 한다”며 깃발형 위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독일 등의 주요 선진국 공공기관 의전담당관들은 본보 특파원들에게 “국기는 미술품 같은 감상의 대상이 아니다”며 액자 게시 방식에 거부감을 피력했다.
정부는 유리액자형 태극기가 일제 잔재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광복60주년기념사업회’는 2005년 ‘액자 속 태극기 문제점’ 시민제안을 일제 문화잔재 청산 아이디어 당선작으로 선정하고 “국가주의와 권위주의의 산물로 일제 잔재라는 지적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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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유리액자형 태극기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 일장기를 액자에 넣어 걸어두고 국민들에게 전체주의, 집단주의를 강요하던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관공서나 교육기관 등에서 이런 제국주의의 모습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온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네티즌들도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에 있는 일제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을 표시했다. 아이디 ‘우주방어테란’은 “아무리 실용이 앞서도 세상은 실용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며 “태극기를 액자에 넣는 것은 일제 잔재인만큼 이번 기회에 청산하자”고 주장했다. 아이디 블랑카도 “월드컵 때처럼 태극기가 우리 생활에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게시 방식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게시 방식 개선과 함께 공무원들의 올바른 태극기 게양법 등의 교육과 홍보 강화가 절실하다.
행자부는 2002년 8월 마련한 ‘실내 게시용 국기틀에 관한 고시’를 통해 정부 권장 형태로 각 중앙부처와 자자체, 공공기관, 일선 학교 등이 사용토록 지시했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만난 공무원들이 이를 제대로 아는 경우는 드물었다.
일부 장·차관실의 비서진이나 공보담당자들조차 ‘유리액자형’과 ‘족자형’을 구분하지 못해 혼선을 겪는 일이 적잖았다. 특히 일부 공무원들은 태극기 게양법이 뭐가 중요하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무딘 역사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경우도 있었다.

유덕영·장원주·이태영 기자 fire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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