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단하게 끓여 물처럼 마시는 차
보리차나 옥수수차처럼 물 대신 수시로 마실 수 있는 차로는 오미자차, 결명자차, 산수유차 등이 있다. 붉은색이 입맛을 돋우는 오미자차는 사고력과 주의력,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피로회복을 도와 특히 수험생의 여름철 건강 관리에 좋다. 땀이 많은 사람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오미자차는 끓이지 않고 우려내는 차다. 오미자를 잘 씻어 찬물에 10시간 정도 넣어 두면 된다.
열이 많거나 코피가 자주 나는 사람은 성질이 찬 결명자차를 권한다. 결명자는 흔히 눈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체내에 열기가 있으면 눈이 침침해지고 눈에 핏발이 서는데, 결명자가 열을 다스려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몸이 냉한 사람은 삼가야 한다. 결명자를 살짝 볶아서 물에 넣어 빛깔이 우러날 때까지 끓이면 된다.
산수유차도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몸이 허해 땀을 많이 흘리거나 신경쇠약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신맛이 있어 입맛을 돌아오게 하는 효과도 있다. 산수유에 물을 부어 펄펄 끓인 뒤 약한 불에서 1시간 정도 더 달인다.
# 여름철 질병에 좋은 차
여름철에는 배탈과 설사, 땀띠, 탈수, 감기 등에 걸리기 쉽다. 증상에 맞는 약재를 우려 차로 마시면 회복이 빠르고 예방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여름 감기에는 도라지 감초차가 그만이다. 도라지는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삭이는 효능이 뛰어나다. 도라지의 쓴맛을 부드럽게 해주는 감초가 들어 있어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다. 특히 감초는 폐를 튼튼하게 하고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어서 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이에게 더없이 좋다. 도라지와 감초를 2대 1로 섞어 물을 붓고 약한 불에 한 시간쯤 달인다.
배탈이나 설사에는 산사차가 제격이다. 음식이 상하기 쉬운 여름철에는 배탈이 나기 쉬운 데다 찬 음식을 즐기다 보니 배를 앓고 설사를 하는 일이 많다. 산사는 위장 기능을 도와 소화기를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서 배탈이나 설사 증상이 있을 때 도움이 된다. 산사에 물을 붓고 양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끓인다.
열대야에 잠을 못 이루거나 땀띠가 나는 등 더위에 시달릴 때는 맥문동차를 끓여 마신다. 맥문동은 피부 열을 내려주고 땀을 멎게 한다. 땀띠로 괴로워하는 아이들에게 먹이면 효과가 있다. 맥문동에 물을 붓고 30분 정도 달이면 된다.
#손님 접대에도 제격, 양기를 보해주는 보양차
한방차를 끓이는 데 익숙해졌다면 몇 가지 약재를 섞은 보양차에 도전해 보자. 더운 여름 양기를 보해주는 보양차는 보양식에 비해서도 부족함이 없다.
‘맥을 살린다’는 뜻을 지닌 생맥산은 조선시대부터 즐겨온 보양차. 여름철 심장과 폐의 기운을 북돋워 더위와 갈증을 해소하는 데 효과가 있다. 인삼과 오미자, 맥문동을 2 대 1.5대 1의 비율로 섞어 물을 붓고 끓인다. 펄펄 끓으면 약재를 건져내고 꿀과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마신다.
왕의 여름 보양음료로 잘 알려진 제호탕은 갈증 해소, 기침 억제, 소화 촉진에 효과가 있는 오매(烏梅·짚불 연기에 그슬려 말린 매실)를 이용한 음료. 오매와 사인, 백단향, 초과를 가루 내서 꿀에 갠 뒤 찬물에 타 마신다. 약재시장에서 재료만 구입하면 만드는 법은 손쉽다.
냉방을 한 곳에서 오래 지내거나 찬 음식을 자주 먹는 사람들에게는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대추생강차를 대접해 보자.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대추는 면역력을 길러 줘 여름을 건강하게 나도록 해준다. 대추와 생강에 물을 부어 펄펄 끓인 뒤 불을 낮춰 30분 정도 더 달인다.
권세진 기자 sjkwon@segye.com
(도움말:코비한의원, 필한의원)
한방차 마실땐
한방차는 보리차만큼이나 손쉽게 끓여 마실 수 있지만, 마실 때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 한번 끓인 차는 냉장고에 15일 이상 보관하지 않는다. 더운 날씨에 차가 상하기 쉽고 성분이 변할 수도 있다.
- 한약재의 쓴맛을 싫어한다면 꿀이나 올리고당을 약간 섞어 마신다. 쓴맛을 중화하는 약재로 감초·대추·오미자 등이 있지만, 한의사의 처방을 받아 쓰도록 한다.
- 하루 두세 잔을 꾸준히 마셔야 효과가 있으며, 아침이나 식사 사이 공복에 마시는 것이 좋다.
- 약효가 비교적 순한 것으로 끓이는 만큼 대개 의사의 처방 없이 마시지만, 몸에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음용을 중단하고 한의원을 찾아 의사의 도움을 받는다.
- 한약재를 고를 때는 다음에 주의한다. ▲크기가 크고 두꺼울수록 오래되고 효과가 좋다 ▲약재 고유의 빛깔이 선명한 것이 좋다 ▲완전히 말린 것을 선택하고, 비 오는 날에는 구입하지 않는다 ▲약재 고유의 향이 진한 것이 좋다.
권세진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