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가 대리번역 논란 속에서도 백만 부 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하면서 자기계발 분야 53.6%의 성장을 견인하는 등 2006년 출판계를 독식하기 에 이르자, 드디어 독자와 출판계는 ‘우화형 자기계발서’에 빠르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마시멜로 이야기’를 시작으로 ‘우화형 자기계발서’가 붐을 일으키며 성장에 가속이 붙었고, 2007년에 들어선 이들은 ‘셀픽션’이란 하나의 새로운 개념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셀픽션’(selfiction)이란 자기계발(self help)과 소설(fiction)을 접목한 신 조어로써, ‘우화형 자기계발서’로 일컬어지는 책들이 이에 속한다. 이들 ‘셀픽 션’ 도서들은 이전의 전문적이고 딱딱한 성공전략 이론서에서 벗어나, 자기계발이 절실한 현실적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이 주인공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엮어 다분히 소설적 구성을 가지면서도 자기계발을 위한 분명한 메시지와 변화에 대한 심오한 진리를 담고 있다. 소설처럼 읽다 보니 독자가 보다 쉽게 감정이입과 몰입이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스토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매우 간단하고 명쾌해서, 독자로 하여금 부담 없이 책을 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인해 지친 현대인들이 책 속 주인공을 통해 얻는 가상의 성취감을 얻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보다 효과 적인 자기계발로 이어지고 있어, ‘셀픽션’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듯 ‘셀픽션’은 이미 출판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2006년 말부터 2007년 초에 기획적으로 ‘셀픽션’ 도서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발간된 ‘셀픽션’ 도서는 다음과 같다.
밀리언달러티켓(마젤란, 2006년 11월) 청소부밥(위즈덤하우스, 2006년 11월) 시간을 파는 남자(21세기북스, 2006년 11월) 준비된 행운(에이지21, 2006년 12월) 소통(웅진윙스, 2007년 1월) 아프리카에서 온 암소 9마리(다산북스, 2007년 1월) 영웅들의 전쟁(국일출판사, 2007년 1월) 에너지버스(쌤앤파커스, 2007년 2월) 아버지의 가계부(생각의 나무, 2007년 2월) HEART-해리, 최고의 멘토를 만나다(스마트비즈니스, 2007년 2월) 피드백 이야기(토네이도/2007년 2월)
실제로, 인터파크도서에서 매주 발표하는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올해 1월 1주부터 3월 1주까지 종합 20위 내에 평균 5~6권의 ‘셀픽션’ 도서들 이 들어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에너지버스(존 고든/쌤앤파커스)’가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꿰찬 것을 비롯하여(3월 1주 종합베스트셀러 순위 기준) 10위권 내의 상위권 집약 현상이 두드러지는 등, 셀픽션 붐이 절정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인터파크도서에서는 오는 4월 1일까지 총 500만원 상당의 S-Money를 자기계발지원금으로 제공하는 ‘셀픽션 기획전’을 마련했다.
이번 ‘셀픽션 기획전’을 기획한 인터파크도서 임채욱 MD는 "무언가를 직접적으로 가르치려고 하는 설명형 자기계발서들은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것 같다. 소설을 읽듯 부담 없이 읽다 보면, 주인공과 유사한 상황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주인공의 극복 과정을 고스란히 자신의 삶에 투영해 이를 응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특히 자기계발 분야는 독자들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책을 찾고, 출판사들은 이러한 책들을 출간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셀픽션’을 필두로 한 자기계발서가 작년에 이어 올해 어디까지 출판계를 주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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