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미주 중앙일보에 따르면 주인공은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케이스웨스턴 리저브 치의대에 재학하는 석민철(24) 씨. 그는 "좌절은 없다. 체류신분 때문에내 꿈을 포기하진 않는다"고 손을 불끈 쥐었다.
불법체류자 신분인 그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고교졸업 당시 그의 학점은 4.
3점으로,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와 버클리에 동시에 합격했지만 입학을포기해야만 했다. 합법적인 캘리포니아주 주민이 아닌 관계로 턱없이 높은 학비를감당할 수 없었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치과대 준비시험인 ''DAT''에 응시했지만 주 정부 발행 신분증이 없어 시험장에서 쫓겨날 뻔했지만 수많은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처지를 눈물로 호소한 끝에 겨우 시험을 볼 수 있었다.
DAT 성적이 좋아 UCLA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UCSF)에 지원했지만 불법체류자 신분이라 원서 자체도 받아주지 않았다.
다행히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치대에 원서가 통과돼 인터뷰를 하러 갔지만 역시 신분이 문제가 됐다. 석 씨는 포기하지 않고, 대학 졸업 후 치과에서 일하면서경험을 쌓고 돈도 벌면서 1년 후 다시 치대에 지원했다. 이번에는 클리블랜드, 필라델피아, 보스턴 등 동부지역 학교에도 지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가 막히는 일이 생겼다. 인터뷰를 위해 동부에 가야했지만그는 비행기를 탈 수 없었다. 9세 때 미국에 갈 때 받았던 기한이 만료된 한국 여권이 유일한 신분증인 탓에 비행기 탑승이 거부됐다.
결국 4일 동안 기차를 타고 가 인터뷰를 했고, 클리블랜드 치대에 합격했다. 70명을 뽑는데 3천명이 몰렸지만 신분을 따지지 않는 학교 방침에 따라 당당히 실력으로 선발된 것이다.
기쁨도 잠시, 1년에 5만달러에 달하는 학비와 생활비가 그를 짓눌렀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석 씨가 일하던 치과병원에서 등록에 필요한 장학금 등 2만달러를 지원했다.
현재 석 씨는 클리블랜드 빈민가의 한 건물 지하실 쪽방에서 1개월에 250달러의세를 내며 학교에 다니고 있다.
외판원을 하며 아들의 학비를 벌던 그의 아버지가 지난해 중풍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는 ''악재''가 겹쳤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접지 않고 연방의회가 예고한 불법체류자 구제 법안인 ''드림법안'' 통과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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