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연해주산 반달곰 6마리, 2005년 북한산 8마리와 연해주산 6마리를 지리산에 풀어 놓았으며, 내년부터 2008년까지 매년 6마리씩 더 들여와 교배를 통해 개체 수를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복원 사업의 ‘중간 성적’은 초라하다. 방사된 20마리 중 7마리가 죽거나 회수됐다. 당초 30% 정도의 실패율은 예상했지만 벌써 35%를 넘어서면서 예측이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에는 암컷 한 마리가 위치추적기 배터리 교체를 위해 국립공원관리공단 관리팀이 설치한 생포용 트랩에 걸려 죽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8월과 11월 인근 농가와 밀렵꾼들이 설치한 올무에 걸려 두 마리가 희생됐다. 야생에 적응하지 못해 회수된 곰도 3마리나 된다. 지난해 11월 실종된 한 마리는 1년 넘게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처지다. 이들과는 별도로 또 다른 한 마리가 자연 적응에 실패해 격리됐다.
이렇게 야생 반달곰이 많이 줄어든 데는 부실한 관리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생포용 트랩 등 장비의 성능 점검과 설치 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또 곰을 제때 포획하지 못해 위치추적기 방전으로 곰의 행방을 찾지 못하는 일이 잦다. 지난해에도 넉 달 넘게 곰 3마리를 찾지 못했다.
곰 추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곰이 농가에 침입하는 피해도 상당하다. 2003년 이래 인근 주민의 농작물 손실은 2억여원에 달하며, 올해도 45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농가들이 올무를 설치하는 바람에 곰이 희생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대국민 홍보 부족으로 등산객이 곰에게 먹이를 줘 곰이 스스로 먹이를 찾는 능력을 잃게 만든 것도 반달곰 야생 적응 실패를 초래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반달곰 복원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사람의 출입이 금지되는 ‘곰 관리 경계선’ 확대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지리산 야생 반달곰 사고 일지
▲2005.7.17 야생 부적응 반달가슴곰 회수
▲ 〃 8.7 ‘랑림32’ 올무에 걸려 사망
▲ 〃 11.4 ‘장강21’ 올무에 걸려 사망
▲ 〃 11.27 반달가슴곰 1마리 실종
▲ 〃 12.7 야생부적응 반달곰 회수
▲2006.9.27 야생 부적응 반달곰 회수
▲ 〃 11.7 ‘울카’ 생포용 트랩에 걸려 죽은 채 발견
▲2005.7.17 야생 부적응 반달가슴곰 회수
▲ 〃 8.7 ‘랑림32’ 올무에 걸려 사망
▲ 〃 11.4 ‘장강21’ 올무에 걸려 사망
▲ 〃 11.27 반달가슴곰 1마리 실종
▲ 〃 12.7 야생부적응 반달곰 회수
▲2006.9.27 야생 부적응 반달곰 회수
▲ 〃 11.7 ‘울카’ 생포용 트랩에 걸려 죽은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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