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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아닌 교사월급 논쟁 이유는…신뢰의 실종

입력 : 2006-09-14 18:05:00 수정 : 2006-09-14 18: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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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사이에서 때아닌 ‘교사 월급’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단순히 연봉의 많고 적음에 대한 공방이지만 그 이면에는 학교교육에 대한 강한 불신감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2004년 기준으로 국·공립학교 교원의 초임 급여는 초등 2만8569달러(약 2856만9000원), 중·고교 2만8449달러로 OECD 평균(초등 2만5727달러, 중학교 2만7560달러, 고교 2만8892달러)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높고 고교는 다소 낮았다. 물가수준을 감안한 구매력지수(PPP)로 환산한 최고호봉자 연봉은 7만8351달러로 세계 최고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한 포털사이트 토론방에 “하는 일 치고 연봉이 지나치게 많다”는 글이 올라왔고 “교육에 힘쓰는 교사들로서 충분히 받아야 한다”는 반박이 거셌다.
아이디가 ‘해를닮은아이’인 네티즌은 교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교사 월급이 많다고 비난하는 것은 교사 죽이기와 다름없다”며 “학교는 지식 자체만을 교육하는 곳이 아니고, 교사는 아이들의 전인적 발달을 위해 애쓴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사답지 못한 교사는 미워해야 하나 교육에 대한 희망을 버려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아이디 마더는 “교사라는 직업이 힘들고 대우도 별로라면 좋은 학교 나온 사람이 하려고 하겠냐”고 반문했다. 또 아이디 의철아는 “교사는 우리나라를 빛낼 일꾼을 가르치는 사람들인데 이 정도는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강조했다.
반대로 우리 나라 교사의 월급이 지나지게 많다고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열심히 가르치지 않는 교사들의 행태를 신랄하게 꼬집었다.
아이디가 AuthoRity인 네티즌은 “실력을 키워야 한다. 어떻게 수능 스타일에 접근해 가르칠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승진할 수 있을까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주문진은 “학교가 인성과 지성을 함께 가르치는 것이라면 사교육보다 수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함에도 교사들이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교사 스스로 ‘학원에서 다 배웠지?’하며 그냥 넘어가기도 한다”고 비난했다. 아이디 magnolia도 “학원 선생이 더 존경받는 이유는 적어도 더 열정적이기 때문”이라며 “열심히 하나 안 하나 똑같기 때문에 대충 시간 때우기에 급급한 교사도 있다”고 말했다.
교사들에게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아이디 roh7301는 “교사들을 불신임하게 된 원인은 교사들의 책임이 전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교사로서 모범을 보이는 사람들이 몇 퍼센트나 있느냐”며 “반성하라”고 꼬집었다. 아이디 햇빛은 “일찍 퇴근하고, 방학하면 학원도 다니며 자기계발도 하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이 문제는 교사 연봉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학교와 교사가 얼마나 신뢰를 잃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많은 네티즌이 자신의 학창시절을 돌아봤을 때 ‘참스승으로 기억할 만한 분이 없다’고 말한 것은 교육계가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이 같은 논쟁을 지켜보며 바다처럼이란 아이디의 네티즌은 “교직생활 18년째 하고 있는 중학교 교사”라며 “여론이 이렇게 나쁜 줄 몰랐다. 좋은 충고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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