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서 적자난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부산대와 밀양대가 지난달 31일 통합조인식을 가진 것은 일단 대학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한 일로 평가받고 있다.
양 대학은 내년 3월1일 통합과 동시에 교명을 ‘부산대학교’로 하고 현 밀양대에 나노과학기술대, 생명자원과학대를 중심으로 한 ‘나노 바이오 청학밸리’를 조성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문을 발표했다.
밀양캠퍼스에는 로스쿨 최종심화과정과 어학캠프, 리더십프로그램과정 등이 신설돼 일부에서 제기하는 흡수통합 주장 논리는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대체적으로 ‘양 대학 모두 윈윈전략’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밀양캠퍼스가 나노 바이오 과학중심 캠퍼스로 육성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부산대가 세계적인 석학을 초빙하는 등 수년 전부터 심혈을 기울여온 나노 바이오 분야의 독립된 캠퍼스 확보와 함께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통합 부산대는 충분한 캠퍼스 공간을 확보한 것을 계기로 동남권 중심대학은 물론 2015년까지 세계 100위권 대학으로 웅비할 장미빛 청사진도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돼 9개월여 만에 옥동자를 분만한 통합 부산대가 밑그림대로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하려면 꿈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고 인재를 키울 노벨상 수상에 준하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꾸준히 몰려들어야 한다. 또한 경쟁력 높은 산·학 협동체제를 탄생시키는 것도 관건이다. 세계적인 대학치고 지역발전과 산업현장을 무시한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부산대와 밀양대 통합은 전국 각지에서 추진 중인 구조개혁과 대학 간 통폐합 논의에 더욱 거센 불길을 댕기게 됐다.
sanghu60@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